한빛부대 유일한 군종장교로 파병되는 최민성 신부, 불교·개신교 장병들도 아우르겠다 의지 밝혀
| ▲ 출국을 앞둔 최민성 신부가 파병기념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한빛부대 제공 |
“파병을 준비하면서 제 부족함과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세상에 제자들을 파견하신 예수님의 말씀 때문입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루카 9,3) 제 욕심과 바람이 아닌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힘과 이끄심으로 파병 장병들과 하나 되는 삶을 살다 무사히 귀국하겠습니다.”
남수단 주둔 한빛부대 군종참모로 파병되는 최민성(육군 대위) 신부는 “이태석 신부의 사랑을 담은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로 우리에게 익숙한 남수단으로 파병 가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부대의 유일한 군종장교로서 가톨릭뿐 아니라 불교, 개신교, 종교를 없는 장병들도 모두 아우르겠다”고 다짐했다.
최 신부는 현지 도로 건설 및 직업 교육 등 민사활동을 주로 하는 부대의 특성을 감안해 찾아가는 군종 활동을 준비 중이다. “파병부대원들은 남수단에서 살아가는 민간인들의 삶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40~50℃ 날씨 속에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위에 지친 부대원들을 위해 시원한 차와 따뜻한 위로로 ‘찾아가는 군종 활동’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가톨릭 사제로서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군종교구의 사목 표어인 ‘성체성사로 거듭나는 삶’을 교우들이 체험하도록, 매일 새벽 미사와 주기적 성체조배를 거행하겠습니다.”
최근 일부 해외 파병부대의 기강 해이, 그리고 세계적 전염병인 코로나19가 문제지만 사목자 본연의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파병 부대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신부는 군복을 입고 있어도 사목자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엔평화유지군으로서 남수단을 위해 헌신하는 파병 부대원들에게 파병의 본 임무를 잊지 않도록 함께 살아가고 그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는 아름다운 사목자가 되겠습니다.”
최 신부는 파병부대 선배이자 군종교구장인 서상범 주교의 격려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 “군종교구청 교육국장 임무를 수행하며, (동티모르) 파병 생활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파병 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싹텄습니다. 파병 기회가 왔을 때 “Ad sum!”(예. 여기 있습니다.)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서상범 주교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최 신부는 기도를 부탁했다. “8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파병 기간 제가 두려움 없이 주어진 사명을 마치고 귀국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전주교구 출신인 최민성 신부는 2014년 사제품을 받은 후 2017년 군종장교로 임관했다. 우리나라는 남수단 재건지원과 의료지원 등을 위해 2013년부터 한빛부대를 파병하고 있다. 최민성 신부는 이달 중순 남수단으로 떠난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