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수님께 전해 들은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나도 때때로 사람들 때문에 성가신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못마땅할 때는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하느님께서 그 사람을 바라보듯이 그 사람을 바라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제 생각에는 사람과 상황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완더크래프트(WanderCraft) 로봇 연구소의 공동 설립자이자 소장인 장루이 콘스탄자에게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들이 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혼자 걸어본 적이 없이 휠체어에 의지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은 거의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16살이 되던 해인 2021년 여름 콘스탄자 소장의 아들은 아버지가 만든 로봇을 착용하고 인생 첫걸음을 혼자 내딛게 되었습니다. 감동적인 순간에 아버지는 흐뭇하게 아들을 바라보았고, 아들은 평소와 다른 높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너무나 행복해했습니다.
산업용 로봇에서 의학 보조용 로봇으로 분야를 바꾼 콘스탄자 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의 존재가 예전에는 나에게 그렇게 긍정적인 상황으로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내가 가진 도구와 재료와 상황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의 시선으로 사람과 상황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에게 ‘전에 없던 기회’라는 선물을 줍니다.
대구의 광명학교는 시각 장애 학생들이 모여 학업을 이어가는 공간입니다. 매년 나눠주던 이 학교의 졸업 앨범은 사진으로 정리되어 있는 우리가 흔히 보는 졸업 앨범이었는데, 2019년부터는 졸업 앨범을 전에 없던 형태로 제작해 졸업생들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바로 3D 프린팅 기술로 졸업생 친구들의 얼굴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부조 형태의 졸업 액자입니다. 대구 경제부시장님과 티타임을 갖게 된 날 이 졸업 앨범을 만든 담당자분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기존의 앨범은 우리 시각 장애 학생들이 사용하기 불편할 것 같은데도 매년 나눠주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경북대 3D 프린팅 연구소와 함께 연구하여 학생들의 얼굴을 데이터 처리하여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하느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게 해줍니다. 물질과 기술에 매몰되고, 전 지구적인 인류애가 아닌 자국의 이익만이 최우선시되는 상황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시선으로 전에 없던 기회를 만들어가면서, 물질 만능주의, 그리고 전쟁과 폭력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 있음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느님, 오늘도 제가 제 삶에 갇혀, 상황이 주는 기회나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살펴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