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서 수학한 랄붐텅 신부, 미얀마의 힘든 상황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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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유학한 미얀마 랄붐텅 신부가 최근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미얀마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랄붐텅 신부(왼쪽)와 탕자싱 신부가 미얀마 칼레이교구 사제서품식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
2015년부터 6년간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서 유학한
미얀마 칼레이교구 소속 랄붐텅 신부가 “미얀마의 어린 학생들의 95는 2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청소년이 시민방위군(PDF)에 들어가 군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집과 재산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안전한 공간을 찾기 위해 숲 속으로
도망치거나 숨어 지내기도 한다”고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를 통해 도움을 호소했다.
랄붐텅 신부는 “미얀마는 현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의료 등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병원, 보건소, 은행 등의 공공 기관과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시설이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실직해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환자를
비롯한 노약자 계층과 가난한 이들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랄붐텅 신부는 동기 탕자싱 신부와 함께 미얀마 신학교를
다니던 중 2015년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 편입했다. 6년간 서울대교구에서 수학한
후 2021년 2월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에 의해 부제품을
받았다. 올해 1월 고국으로 돌아간 그들은 지난 2월 6일에 사제품을 받았다.
랄붐텅 신부는 “올해 사제 서품식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가 살고있는 칼레이 지역 주민들은
매일 밤낮으로 총소리를 견뎌야 하고, 외부 활동 시 목숨을 걸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랄붐텅 신부는 미얀마 칼레이교구장 비서로, 탕자싱 신부는 주교좌 성모마리아성당
보좌로 사목하고 있다.
그는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과 형제애를 나누며 학업에 임할 수 있었다”며 서울대교구 공동체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교황청 공식 매체인 ‘바티칸 뉴스(Vatican
News)’는 4월 11일 미얀마 군부가 가톨릭 교회를 탄압한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만달레이대교구 주교좌성당에
군인 100여 명이 교구장 사저를 비롯한 사제 숙소와 성직자 센터를 강제 진입했다.
미얀마 군인들은 성직자 센터가 시민방위군의 무기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는 거짓
정보를 들어, 대성당 부근의 모든 건물을 수색했다. 만달레이 지역은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이은 제2의 도시로, 가톨릭 또는 이슬람교도인 타밀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번 강제진압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교구장인 마르코 틴 윈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
및 직원들은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틴 윈 대주교는 미얀마 가톨릭교회에서
유일하게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고위 성직자다. 그는 지난 2월 만달레이 사제관
앞에서 민주화 시위대를 향한 공개 지지도 표명했다.
바티칸 뉴스는 가톨릭 성직자들과 교회 기관들이 미얀마
군부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로이카우교구에 군인들이 주교좌성당을
급습해 현지 의료인 18명을 가두는 등 여러 교구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보도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