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는 2018년부터 ‘1본당 1난민가정 돌봄사업’을 펼치며 난민 가정의 이웃과 친구가 돼 줄 활동가를 양성해 왔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맞아 가장 소외된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하고 있는 이용성(다니엘, 의정부교구 덕소본당) 난민활동가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씨는 2020년 9월 교구 난민활동가 3기 교육을 수료하고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에 온 가정을 돌보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다른 두 명의 활동가와 함께 나이지리아 가정을 방문한다. 본당 지원금을 전달해 주며 한 달간 어떻게 지냈는지 일상을 나누고 도움을 줄 일이 없는지를 살핀다. 이씨는 “카리타스나 구호단체를 통해 라면이나 분유와 같은 물품 지원이 들어올 때도 있는데 그런 나눔이 잘 전해지도록 손과 발이 돼주고,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 활동가가 난민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죠. 난민 가정 가족의 친구가 돼 주고 기도로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2019년 겨울, 본당 빈첸시오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교구의 1본당 1난민가정 돌봄사업을 알게 됐다. 자원해서 난민활동가 교육을 받았다. 조선비즈 기자로 국제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업무상 늘 국제분쟁을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난민과 이주민 문제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현실은 잘 몰랐다. 그는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이 0.4(2019년 기준)에 불과하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개발기구(OECD)의 난민 인정률 평균은 24.8다.
“우리가 도움을 주는 이들은 사실 난민이 아니고 난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인도적 체류자입니다. 난민 지위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우리나라 난민법에 ‘인도적 체류허가’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이겨내고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세계 각국을 ‘난민’으로 떠돌며 조국의 어려움을 알린 어르신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준 선진국 국민의 이해와 배려도 큰 힘이 됐을 거고요. 이제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만큼 받은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습니다.”
그는 “나이지리아 가정과 만나면서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늘 아쉽다”면서 “난민활동가 교육 과정에서 도움을 주게 될 가정의 출신국가에 대해서도 다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난민과 이주민이 우리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오해와 인식 부족에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주 노동자 대부분은 한국 사람들이 피하는 고되고 험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함께하는 나이지리아 가정의 가장도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시간도 주일 저녁 8시로 정해졌다. 지난해 성탄 즈음엔 가정에 막내 넷째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아이 아빠는 나이지리아에 있는 형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출국했다가 장례를 치른 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나이지리아에 발이 묶인 상황이었다. 이씨는 “아이 아빠의 빈자리를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기에, 저와 팀원은 기도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엄마는 아이를 건강히 출산했고, 아빠도 늦었지만 무사히 귀국했다. 이씨는 최근 부부의 요청으로 막내의 세례 대부가 돼줬다. 그는 “코로나19 거리두기도 해제됐으니 오랫동안 미뤄왔던 나들이도 하려고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난민활동가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주민을 따뜻하게 대하면 좋겠습니다. 작은 환대가 미래 세대를 위한 ‘민간 외교관 역할’이니까요.”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