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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신앙공동체 /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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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종종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접한다. 화마에 뛰어든 소방관, 다른 사람을 구하고 대신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청년 등 이기심이 만연한 사회에서 경종을 울리는 이들의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우리는 이를 숭고한 희생이라 부른다.

교회에도 오래전부터 순교라는 이름으로 목숨을 바친 많은 성인성녀와 선조들이 있고, 최근까지도 그런 정신이 이어오고 있다. 교회를 넘어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친 고(故) 이태석 신부의 희생,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선종하는 순간까지 선교지에 남아 사목 활동을 펼친 고(故) 이후진 신부의 정신을 보면 그러하다.

어떻게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조그마한 가시에 찔려도, 넘어져서 멍만 들어도 아파서 어쩔 줄 모르는 우리에게 그런 삶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이후진 신부는 선교지에서 강도를 만나 이가 뽑히는 수모까지 겪었지만, 그 삶이 좋다고 했다. 복음의 역설이다. ‘아프지만 기쁘다. 가난하지만 행복하다.’ 감히 그들처럼 살아볼 엄두는 나지 않지만, 이기적이게도 그 맛은 경험해보고 싶다.

이후진 신부를 기리며 해외 선교 사제들을 위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수현 신부는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해외 선교 사제들을 실질적으로 돕고 싶다”고 밝혔다.

숭고한 삶을 살다간 이들과 연대하는 것도 분명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의 정신을 땅에서 실현시키는 일은 살아남은 자의 몫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이런 연대와 용기가 그들이 진정 바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숭고한 삶을 살다간 이들과 진정한 공동체를 이뤄간다. 우리는 이를 신앙공동체라 부른다.

박민규 가롤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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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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