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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의 눈] 메타버스, 교회의 기회인가? / 김민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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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소 주일을 맞이해서 각 교구 신학교 교정에서는 오랜만에 오프라인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예비신학생들과 각 본당 주일학교 학생 등이 성소를 한껏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끽하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점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의 활용이었다.

메타버스란 ‘초월’이라는 뜻의 ‘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가 합성된 신조어로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성소 주일 행사의 단골 이벤트 ‘수단 입어보기’ 코너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예비신학생들이 가상세계에서 수단을 입고 언젠가 거닐게 될 교정을 체험하기도 했고, 메타버스 안 여러 장소에 숨겨진 유튜브 방송을 찾아 시청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위기 상황에서 성소 주일 행사가 첫 해에는 취소되었지만, 지난해에는 유튜브를 이용하여 생방송으로 진행되었고, 올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메타버스를 접목하여 보다 진일보된 교회 단면을 보여주었다.

그 이외에도 교회 안에서는 메타버스 활동으로 나아가는 작은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바티칸박물관은 가상현실로 구현한 ‘박물관 관람 투어’를 운영하고, 해미국제성지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가상으로 만나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증강현실 포토존’이 있다. 올해 8월에 개최되는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가톨릭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로 구현하여 체험하게 될 각 나라별 ‘가톨릭 콘텐츠 전시관’과 3D로 구현하는 ‘성지 순례관,’ 자선기금을 모금하는 ‘평화관,’ 그리고 전 세계 가톨릭 커뮤니케이션 종사자들이 모이는 ‘총회관’ 등을 선보인다.

앞으로 교회는 메타버스 안에서도 복음 선포와 신앙생활을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가 오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일부 생활을 메타버스 안에서 하고 있다. 인터넷,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트위터 등 가상공간에서 이미지와 문자, 동영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이 결합되고 두 번째 삶(second life)을 누리게 할 나의 아바타의 등장으로 이제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다양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가상의 신세계’는 기존 교회의 삶을 흔들어놓고 충격을 줄 만큼의 급진적 변화로 다가오는, 피할 수 없는 가까운 미래다.

모든 미디어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면, 메타버스도 역시 하느님의 선물이다. 교회가 메타버스를 잘 활용한다면 선교와 사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성경 지식의 전달이 가능하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3차원 체험을 통해 눈앞에서 펼쳐지는 빵의 기적을 보면서 생생하게 학습할 수 있고, 다양한 감각적 효과를 통해 신앙교육의 의미와 흥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신앙교육을 게임과 접목하여 상호작용을 통한 쌍방 교육이 가능하다. 병실에 누워있는 중환자나 여행 중인 신자가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의 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할 때가 올 것이다. 물론 성체성사가 물리적 현실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야 한다는 면에서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안에서는 신령성체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메타버스는 현재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교회 선교나 사목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교회 가르침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교회에 다양하게 접목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서 비대면 활동을 가능케 하면서도 동시에 그 안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대면으로 현실 교회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는 메타버스를 잘 활용하여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고 복음화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민수 이냐시오 신부 (서울 상봉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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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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