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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가엾은 마음이 쌓은 탑

이정훈 필립보 네리(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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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길바닥에 초주검이 된 사람이 있다. 시선만큼 발걸음은 닿지 못한다. 그런데 누군가 다가가 상처에 약을 발라준 다음 인근 여관으로 데려가 돌봐줬다. 이튿날 그는 여관 주인에게 “저 사람을 돌봐달라”며 비용이 더 들면 돌아와 갚겠다는 말까지 남겼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5-37)는 ‘무관심의 세계화’가 짙어진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공동의 집 전체가 온라인으로 하나가 된 이후 험하고 안타까운 온갖 소식이 차고 넘치는 세상은 우리에게 못 본 체하는 사제나 레위인이 더는 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못 본 체한 이들과 달리 착한 사마리아인이 갖고 있던 성품은 ‘가엾은 마음’이었다. 이웃의 고통에 마음 아파하는 연민을 넘어 직접 돕는 실천까지 한 것이다.

오늘날은 계급 사회는 아니나, 이른바 ‘구분 짓는 사회’다. 돈과 처지로 각기 선을 긋고 경계하는 마음도 팽배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해 “인간의 고통 앞에 정치적 중립은 없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고통 앞에도 아무렇지 않게 이념 논리의 잣대를 들이밀며 배제하는 우리 세태는 여전히 남아있다. 교황이 지적하듯 사랑없이 탐욕스러운 개인이 하는 절제 또한 조금도 덕성스럽지 않다.(「모든 형제들」 91항 참조)

CPBC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만 3년 동안 교회 안팎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자 TV 매일미사를 통해 사랑을 나누는 ‘사랑의 다리’ ARS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어려운 지역과 교회 기관, 이웃을 도울 수만 있다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수화기를 든 착한 사마리아인이 상반기에만 16만 명이 넘었다.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주고자 행한 이들의 사랑은 자선행위를 넘는 의미를 보여준다. ‘열린 형제애’와 ‘보편적 친교’ 그 이상으로 우리가 모두 형제임을 시사한다.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신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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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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