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제16차 세계 주교시노드의 교구 시노드 단계가 마무리되고 있다. 교황은 시노드가 함께 걸어가는 여정임을 강조하며 시노드 기간에 특별히 고통받고 차별받는 이웃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와 의정부교구는 교구 시노드를 진행하며 올해 3월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부모를 만났다. 교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다. 성소수자 시노드에 참여했던 의정부교구 시노달리타스팀 원동일(제1지구장) 신부를 최근 만났다. 원 신부는 “성소수자도 하느님의 자녀”라면서 “우리 사회와 교회의 구성원이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와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또 우리 교회 전체가 성소수자에 관해서 너무 모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와 세상이 씌운 편견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성소수자를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직접 들었으면 합니다.”
원 신부는 시노드 모임이 있기 전 2021년 겨울, 인권활동가의 소개로 성소수자 부모모임 대표를 먼저 만났다. 그전까지 원 신부도 성소수자에 관해선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성소수자를 만나본 적도, 만날 일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교회가 동성애 경향을 객관적 무질서(가톨릭교회 교리서 2358항)로 단죄했고, 동성애 행위와 동성혼은 교회 가르침과 전통에 어긋난다고 배운 여느 사목자와 다를 바 없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에 참석해 이야기를 듣고, 관련 책도 찾아보고 공부를 했어요. 일반적으로 성소수자를 바라볼 땐 동성애 행위에만 매몰돼 지적하고 단죄하니, 성소수자인 ‘사람’을 보지 못하고 있었더라고요. 시노드를 계기로 교회가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니 그분들이 놀라면서도 감사하다 하더라고요. 시노드가 아니었다면 이런 자리가 마련되는 덴 시간이 더 걸렸을 겁니다.”
원 신부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건 우리가 인정하고 말고가 아니라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지 않느냐”면서 “성령께 마음이 열려야 우리가 성소수자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님께서 지금 이 세상에 계신다면 성소수자를 어떻게 대하셨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도 했다.
“예수님께서 그 사람들을 내치셨을까요. 그럴 분이 아니시잖아요. 우리는 성소수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성소수자가 가톨릭 신자일 경우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현황 파악도 안 돼 있고요. 교회라면 고통받는 사람들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를 들으러 다가가야죠.”
사목자와 신자 할 것 없이 여전히 교회 안에선 성소수자를 두려워하고 혐오하며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원 신부는 “교회 사목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고통받는 이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노드에서 성소수자들이 ‘우리는 교회 안에서 투명 인간이었다’고 토로하시더라고요. 우리 교회가 전향적으로 성소수자 사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성소수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톨릭 신자인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율은 종교가 없는 성소수자 아이들보다 3배 더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원 신부는 “가톨릭교회 교리와 성소수자에 관한 사람들의 왜곡된 생각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한 인간의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을 만나고 찾으러 성당에 온 신자가 투명 인간 취급을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성소수자를 받아들이고,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야할 길입니다.” 원 신부는 “성소수자 시노드에서 나눈 이야기를 교구 시노드 후속 과제로 어떻게 구현해 내는지가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