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정 가타리나(신문취재부 기자)
“청년 때 정말 성당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거든요. 그런데 삼십 대 중반이 넘어가고, 결혼도 하다 보니 청년부에서 활동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은퇴(?)를 한 거죠. 그렇다고 아내나 저나 중장년은 아니고요. 완벽히 낀 세대에요. 교회 안에서 이런 낀 세대는 어디 자리할 곳이 없더라고요.”
서울 수유동성당 청년공방에서 만난 최은호(마르첼리노)씨는 ‘낀 세대’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열심했던 청년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청년 단체에서 나오게 된다. 20대 대학생 청년과 30대 사회인 청년은 또래 청년으로 묶일 수가 없다.
청년 하면 으레 미혼을 가리키니 혼인을 한 젊은 부부는 설 곳이 더욱 없어진다. 초등학생 자녀라도 있으면 자모회ㆍ자부회라도 소속될 텐데, 그러기까진 본당 활동에 공백기가 생긴다. 30대 청년이 활동할 청년 단체는 있어도, 30대 부부가 활동할 단체는 본당 안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최씨는 ‘낀 세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할 거리를 찾아 나섰다. 또래 신자 부부와 청년 예술가들과 함께 ‘교황님과 함께하는 백신나눔 운동 펀딩’을 기획해 묵주 팔찌와 파우치를 만들어 팔았다. 뭐라도 하고 싶었고,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본당은 이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판을 깔아줬다. 본당에서 쓰지 않는 공간을 청년공방으로 내어줬다. 본당 청년만이 아니라 재능있는 모든 청년에게 공방 문을 열어뒀다.
또래와 함께 신앙 활동을 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낀 세대를 발굴해야 한다. 열심했던 청년조차 나이가 드니 더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교회가 먼저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초대하고 환영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끝나가지만 젊은이들이 성당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걱정만 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