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방향에 대해 고찰해보는 조사와 학술대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 가톨릭신문사와 우리신학연구소가 실시한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조사’에 이어 최근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과 우리신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천주교회’를 주제로 마련된 세미나에서 강조된 세 가지 논지는 ‘쇄신’과 ‘환대’, ‘공공성’이다. 먼저 ‘쇄신’에 대해 살펴보자.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문제가 교회에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적된 문제와 한계가 드러났고, 그 해결방안은 코로나 이전으로의 ‘복구’가 아니라 ‘교회와 신앙의 쇄신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비전’과 ‘전망’도 중요하지만, ‘과거를 새롭게 함’이 더 시급하다는 말이다. 두 번째 논지는 ‘환대’.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수보다, 본당에서의 차별과 소외·혐오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 잃어버린 신자들을 다시 본당으로 돌아오게 할 방안과 함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들이다. 마지막 세 번째 논지는 ‘공공성의 구현’이다. 종교의 본래 의미 중 하나인 ‘공공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톨릭신문사와 우리신학연구소가 실시한 의식조사에서도 지역사회 속에서 본당의 ‘공적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펜데믹 이전의 교회모습으로 회귀하려는 흐름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본질을 찾고, 새로운 방향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확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