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는 길이 없다. 가는 곳이 곧 길이다.
초원에는 터가 없다. 천막 방이 그의 터다.
한곳에 오래 안주하면 사람이 나태해지고
귀한 초원도 황폐해져 사막이 되고 말기에,
간소한 살림살이만 단단하게 이고 지고
내일이면 다시 새 풀을 찾아 길을 떠난다.
가이 없는 우주 가운데 지구에서의 짧은 한 생.
아, 나는 이 땅에 잠시 천막을 친 자이니
내가 걸어온 등 뒤에는 푸르름만 남기를.박노해 가스파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