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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상식의 충돌

장현민 시몬(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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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벌을 다치게 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인천 하늘고등학교 ‘양봉 동아리’ 취재 때 들은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양봉을 할 때 우리는 사람을 먼저 걱정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말은 달랐다. 양봉하는 ‘우리’가 꿀벌에게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양봉 중에 꿀벌이 사람을 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벌집을 열고 닿는 과정에서 꿀벌이 다치거나 잘못 관리해 폐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이처럼 일반적인 상식과 다른 상식을 마주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산불의 역설’이다. 산불이 재난이라는 것은 분명 상식이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기존 생태계에 변화를 줘 생태 다양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획일화됐던 수종이 사라지면서 그 속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는 소규모 산불은 진화하지 않고 자연 진화되도록 방치하기도 한다.

뉴스를 보면 상식이 충돌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원전의 경우가 그렇다. 일반적으로 원전은 효율적인 에너지로 받아들여진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료를 투입해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원전이 비효율적이라는 것도 상식이다. 이 경우엔 원전 운영과정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에 주목한다. 핵폐기물이 내뿜는 방사능의 위험성과 영구적 격리 외엔 처리 방법이 없는 현실은 상식의 근거가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상식’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으로 정의된다. 하지만 무엇이 상식인지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부분적인 진실만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식을 이야기하려면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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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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