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쓴 편지를 부치던 때가 언제던가. 미디어 매체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촌 어디에 있든 메일과 메신저로 소통하며, 바이러스 대유행 속에서도 비대면으로 미사와 회의에 참여했다. 참혹한 전쟁 상황마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니. 21세기는 ‘미디어 황금기’다.
16~18일 열린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 총회’는 발달한 디지털 세상에서 특히 가톨릭 언론인들이 어떻게 하면 더욱 평화로운 세상을 구현하는 데에 힘을 기울일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초연결 시대’에서 신앙인인 우리는 진정 어떤 소통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도 됐다. ‘발달한 신기술 시대에서도 인간은 왜 더 외로워지는가’, ‘디지털화된 문물을 이용하면서도 왜 불평등은 심화됐을까’, ‘가짜뉴스는 왜 더 심각해졌나’ 하는 심도 있는 주제들도 오갔다.
총회에 참가한 세계 가톨릭 언론인들의 말처럼 “미디어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전체이고, 우리가 사는 환경”이다. 돌이켜보면 기술 자체는 의도를 품을 수 없다. 인간의 마음과 시선이 오늘날 미디어의 명암을 결정짓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그니스 총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평화로운 공존을 촉진하고, 확산하는 데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거짓 정보와 악의가 판치는 세상, 전체 맥락은 온데간데없이 비방으로 가득 찬 디지털 공간은 때론 판단력을 상실한 듯 세상을 어둡게 한다. 교회는 거꾸로 더 듣고 더디게 말하자고 요청하고 있다. 경청과 만남과 환대로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적 교류의 따스함을 강조한다.
2000년 전 예수님께서는 아프고 병든 이들, 작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셨고, 어둠 속에서도 진리를 전하셨다. ‘내가 미디어’인 이 시대에 발달한 기술만큼이나 영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이야말로 언론인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