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화방송 TV 프로그램 ‘이야기 공간 아씨시’는 우리 주위의 이웃 누구나 환대하며 찾아오는 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방송인 김제동(프란치스코)씨가 진행을 맡아 올해 여름 세 편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10월 4일 오전 8시 정규 프로그램 첫 방송을 앞두고 진행자 김제동씨를 만났다.
누구든지 편안하게 이야기 하기 김씨는 “누구든지 와서 쉬어가고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고, 그러다 또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싶으면 아무런 이야기도 안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데 제작진과 뜻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유명한 사람들에겐 마이크가 많이 향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고요. 하지만 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빛을 비추고 싶었어요. 살아있는 이야기, 살아가는 진짜 이야기가 그곳에 들어 있거든요.”
그동안 이야기 공간 아씨시엔 약국에 책방을 차린 약사, 암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두 아이의 엄마,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여고생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어색하면 어색한 대로, 웃기면 웃긴 대로,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놨다. 김씨는 가만가만 그들의 이야기에 장단을 맞추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저도 그렇고 오신 분들도 그렇고 정말 편안했어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냥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에 공개된 파일럿 프로그램엔 “다정한 프로그램이네요” “잔잔하니 너무 좋아요” “삶의 희로애락이 느껴지는 인터뷰였습니다” “참 따뜻하네요”와 같은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에는 정명환(요한 바오로, 9)군과 김씨와 함께 사는 4살 된 반려견 연탄이가 있어서이기도 하다. 명환군은 불쑥불쑥 등장해 어린이만의 순수한 시선을 전해주고, 연탄이는 존재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한다. 작은 마당이 있는 공간에서 어른과 어린이, 반려견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김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이야기꾼이지만, 이야기 공간 아씨시에선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고 아낀다. 대신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이야기 공간을 한껏 내어준다. 그러면서도 찾아오는 이들에게 웃음을 전해주기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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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존중하는 사회 “저는 광대거든요. 광대는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들이 웃는 걸 보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강연이나 프로그램 진행이나 결국 사람들과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면에선 같다고 봐요. ”
김씨는 또 “보통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서 “보통이란 게 어디 내놔도 두루 통한다는 뜻인데, 특별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이렇게 두루 통하는 사람들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을 보는 분들이 ‘아 저런 이야기도 있구나, 나도 내 친구한테 얘기를 꺼내봐야지’ ‘저 사람 얘기가 나랑 비슷하구나. 나도 한 번 가서 얘기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든다면 그걸로 더 바랄 것은 없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