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농성 시작일 2014년 8월 25일. 올해로 벌써 8년이 넘었다. 경주 월성원전에 인접한 나아리 마을 주민들 이야기다.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상홍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평소에도 이분들의 소변을 조사하면 몸속에서 방사성 물질이 많이 나온다. 주민 대다수는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이주를 원하지만, 매매가 전혀 되지 않아 나갈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증언한다.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비단 월성원전 인근 나아리 지역에만 있는 건 아니다. 핵발전소가 있는 전국 5개 지역 가운데 울주를 제외한 지역 주민 618명이 현재 공동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핵발전소 반경 10㎞ 이내에 살면서 갑상샘암에 걸려 수술한 주민들이다. 올해 2월 진행된 1심 재판에선 주민들이 패소했다. 방사선량이 기준치 이하여서 핵발전소와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항소심 재판은 이달 26일에 열릴 예정이다. 환경부가 올 연말이나 내년 1월쯤 내놓을 건강 조사 결과가 이달 26일에 열릴 항소심 재판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핵발전소 인접 주민의 이주를 지원하는 법률을 국회가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하며 최근 주민 412명의 서명을 공개했다.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국회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2건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하지 않아 자동 폐기된 아픈 과거가 있다. 핵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의 편리함 뒤에는 주민들의 고통과 애환이 있다.
10월 1일 현재 천막 농성 2960일째. 국회가 이제는 주민들에 대한 희망 고문을 끝내고 신속한 입법으로 답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