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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어른아이

박예슬 헬레나(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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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부모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만난 수언(가명, 2)이는 오랜 인터뷰가 지루한지 툭하면 뛰쳐나갔다. 아들을 쫓아 공원을 뛰어다니던 엄마 한주현(가명, 24)씨는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라는 말을 전했다.

청소년부모임에도 그의 얼굴은 지쳐 보였다. 어쩌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SNS에 친구들이 놀러 간 사진이 올라와요. 애도 젊을 때 낳아야 한다는데, 노는 것도 어릴 때 놀아야죠.” 아직 한창인 나이지만, 한씨는 여느 엄마와 같이 손목 통증을 호소한다. 수언이가 늘 엄마랑 붙어있고 싶어 해서 더 어릴 때는 화장실까지 안고 들어갔다고 한다.

‘어른아이’라는 말이 있다. 성인이지만 아이 같은 이를 뜻한다. 독립심이 부족하고 결단력이 없는 나약한 어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아직 동심을 지닌 낭만적인 어른을 지칭하기도 한다. 아이지만 어른이 돼야 하는 청소년은 뭐라고 불릴까? 떠오르는 단어가 몇 가지 있지만 대부분 비하하는 표현이라 차마 적기가 어렵다. 이런 청소년 가운데 자신의 의지로 사회로 나온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떠밀려 나왔지만, 진짜 어른들이 보기엔 아니꼽기만 하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때쯤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엄마가 보낸 메시지였다. ‘별일 없지?’ 꼬물거리는 수언이를 안고 이 세상에 나왔을 때, 한씨가 듣고 싶었던 건 바로 이런 말이었으리라. 그동안 한씨는 ‘애 아빠는 어딨어요?’, ‘어머, 아이랑 엄마랑 성이 똑같네요’, ‘청소년인데 아이 엄마라니 대단하세요’와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어떤 안부 인사에도 한씨에 대한 안부는 들어있지 않았다. 청소년미혼모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부모와 함께 하는 내내 이들을 위해 어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답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이들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 지켜보는 것, 작지만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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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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