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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외교관으로 37년, 미얀마 교회 생각하면 마음 아파

교황대사 장인남 대주교, 지난 7월 네덜란드 주재 교황대사로 임명 후 휴가차 잠시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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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 출신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한 교황대사 장인남(바오로, 73) 대주교가 지난 6일 휴가차 한 달가량 일정으로 입국했다. 7월 16일 네덜란드 주재 교황대사로 임명된 지 채 석 달이 되지 않았다. 19일로 아만치아 명의 대주교로 임명된 지 꼭 20년, 교황청 외교관으로 산 지 37주년을 맞는 장 대주교를 만나러 인천교구 강화꽃동네 교황프란치스코센터를 찾아갔다.

장 대주교는 “지금까지 부족하고 나약한 죄인을 사제의 길로 불러주시고, 교회 일꾼으로 써주신 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장 대주교는 최근 10년간 태국과 캄보디아, 미얀마 교황대사 겸 라오스 교황사절로 살았다. 동남아 4개국에 앞서 방글라데시와 우간다에서도 5년씩 교황대사로 살았다. 만 20년이다.



미얀마 교회 질문에 ‘울컥’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로 고통받는 미얀마 교회에 대한 질문에 장 대주교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요즘도 곳곳에 폭격이 이어지고 있고, 군인들이 민가를 불태우고 약탈하면서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고 들었어요. 쿠데타 이전까지 군부는 ‘버마족과 불교의 수호자’를 자처했는데, 이번에 민주화운동에 함께하는 버마족까지 탄압하면서 군부가 모든 국민의 적이 됐습니다. 군부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무자비하게 시민, 학생들을 학살하고 있어요. 양곤대교구장 촬스 마웅 보 추기경님, 소수 민족들을 사목하시는 주교님들은 교회 입장을 대변하고, 어려움에 부닥친 시민과 학생들을 돕고는 있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들이 성당으로 피하니까 군인들이 성당까지 수색하면서 시민, 학생들은 정글로 들어가 고생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미얀마 형제자매들, 미얀마 교회를 떠나게 돼 가슴이 아픕니다. 조만간 미얀마교황대사관에 참사관 신부님이 상주 외교관으로 가게 되니까, 미얀마 교회를 돕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제가 없더라도, 미얀마 교회를 잊지 마시고 계속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려 미얀마에 기도와 후원, 사랑과 도움을 보내주시고 희망을 실어주신 한국 교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장 대주교는 “제가 교황대사로 있었던 동남아 4개국은 모두 불교국가여서 가톨릭 신앙이 자리 잡는 데 아직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교황대사로 있는 동안 교황님께서 2017년 11월에 미얀마를, 2019년 11월에 태국을 사목방문하셔서 ‘착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가톨릭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많은 이들의 기도 덕분에


외교관, 그것도 교황청 외교관으로 산다는 것은 어땠을까? “교황청 외교관학교에 불려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교황청 외교관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처음 입학했을 땐 갈등이 컸어요. 사목자로서 삶과 외교관으로 사는 삶은 다르니까요. 그렇지만 형님(장인산) 신부님, 어머니(고 임정환 데레사)의 기도 덕에, 또 돌아가신 정진석 추기경께서 영적 지도를 통해 사제로서 새로운 삶을 깨우쳐 주신 덕에 37년을 교황청 외교관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장 대주교는 이어 “외교관으로 살지만, 교회의 일이 90이고, 지역 교회를 잘 이끄실 목자를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임명되신 주교님들께서 사목 잘하시고 교회를 잘 이끌어가시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교회 위상 새삼 느껴


한국 교회와 관련해서도 장 대주교는 “한국 교회 역사는 200년 남짓하지만, 주님께서 축복해주셔서 교세도 6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교황청에서 열린 교황대사 회의에서 코로나19로 교황청도 재정적 어려움이 커 교황대사관도 긴축재정과 함께 투명성을 높여달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때 한국이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과 함께 교황청 재정에 도움을 주는 5대 국가에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서 얼마나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17일 네덜란드로 출국하는 장 대주교는 “죽기까지 충실한 일꾼으로 살도록 주님께 은혜를 청할 뿐”이라며 “성모님의 전구로 끝까지 교황대사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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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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