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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상현동본당, 직암 권일신 순교 기념비 제막

본당의 날 기념, 배교 오명 쓰고 돌아가신 성현의 시복·시성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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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현동본당이 권일신 순교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상현동본당 제공



수원교구 상현동본당(주임 송영오 신부)이 10월 23일 직암 권일신 순교 기념비를 제막했다. 이날 송영오 신부는 “권일신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현께서는 한국 천주교 창립 주역으로 광암 이벽 성조의 뒤를 이어 천주교를 이끄신 지도자로서 학문과 덕행이 출중한 분이셨다”며 “성현께서 보여 주신 순교의 모범을 본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교라는 오명을 쓰고 돌아가신 성현께서 하루빨리 시복ㆍ시성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직암 권일신(1742~1791)은 경기도 양근 한감개에서 태어났다. 그가 천주교 신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784년 가을 이벽이 한역서학서를 들고 와 함께 토론한 후였다. 그해 겨울 이벽의 집에서 이승훈에게 세례를 받고 천주교에 입교했다. 이후 가족은 물론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의 친척과 지인들에게 이를 널리 전하고, 서울 명례방 김범우의 집에서 열린 집회에도 참여했다. 권일신은 이승훈 등 지도층 신자들과 함께 교회를 이끄는 데 앞장서 1786년 봄 ‘가성직제도’를 수립해 신부로서 약 1년간 활동하다가 중국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에게서 잘못을 지적받자 활동을 중지하고 사제 영입에 노력했다.

1791년 11월 28일 천주교 교주로 고발돼 체포됐으며 12월 3일 형조에서 문초를 받고 그해 겨울 충청도 예산으로 유배를 가던 중 곤장을 맞은 후유증으로 순교했다. 그의 시신은 고향 한감개 뒷산에 안장됐다가 1981년 발굴돼 천진암으로 이장됐다. 1801년 순교한 권철신이 형이고, 복자 권상문(세바스티아노)과 복녀 권천례(데레사)가 아들과 딸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그 덕행으로 인해 사람들의 공경을 받는 하느님의 종 125위 중 한 명이다. 그동안 달레(Ch. Dallet)의 「한국천주교회사」에 부모에 대한 지나친 인성적 사랑 때문에 배교했다는 기록이 있어 시복ㆍ시성되지 못했다.

한편, 상현동본당은 본당의 날을 기념해 파이프 오르간도 설치했다. 새로 설치된 오르간은 이탈리아에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콘솔리(COSOLI) 파이프 오르간, M2001EX모델이다. 이 오르간은 10개의 파이프에서 소리를 출력하며, 파이프와 전자오르간의 소리를 혼합해 풍성한 음색을 낼 수 있다. 상현동본당은 성전 봉헌일인 10월 27일을 본당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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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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