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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가치 있는 삶(김용배, 요한 사도, 가톨릭 스카우트 부연맹장·팬커뮤니케이션 글로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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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수많은 ‘질문’입니다. 행사를 의뢰한 고객, 기업을 향한 세세하고 꼼꼼한 질문들은 완벽한 행사를 준비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질문하고, 답변을 받고, 다시 확인하는 모든 과정이 무리 없이 진행될 때 좋은 행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타인에게 많은 질문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12년 전 어느 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됩니다. 바로 ‘서울대교구 사제서품식’의 연출과 운영을 맡게 된 것이지요. 감사하면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 있는 서울대교구의 사제서품식을 진행하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영광인지 알기 때문입니다. 서울대교구 각 본당에서 온 신자들만 6000~7000명이 오는 대규모 행사였기 때문에 무대, 스크린, 음향 등을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확인했습니다. 사제서품식에 임하는 수품 후보자들의 작은 동선 하나도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된 리허설을 통해서 안정적인 진행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이전 사제서품식과 다른 ‘변화’였습니다. 예전에는 무대에 커다란 성화를 설치하곤 했는데, 당시 서울대교구의 성소국장이셨던 고찬근 루카 신부님께서 주신 의견을 반영해서 사제서품식 최초로 ‘영상’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제서품식의 진정한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영상을 위해 전문 스태프들과 함께 오랫동안 연구했고, 여러 차례 시연을 거쳐 마침내 영상이 완성되었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영상을 통해 순명의 길을 걸어가는 수품 후보자들의 거룩한 결심과 하느님의 인도하심이 더욱 빛을 발하는 사제서품식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2010년부터 10여 년간 사제서품식을 진행하면서, 저는 참 많은 것들을 얻었습니다. 자기 자신을 하느님 앞에 기꺼이 내려놓은 수품 후보자들을 가까이에서 보게 된 것이죠. 하느님의 부르심에 “예,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새사제들의 모습은 ‘순명’ 그 자체였습니다. 그 한마디를 위해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졌을까요? 얼마나 많은 갈등을 겪었을까요?

바쁘게만 살던 저 역시 제 자신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게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도, 여전히 찾지 못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찾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그 질문 앞에 섭니다. 저에게 주어진 이 하루가 하느님께 반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가는 날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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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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