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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어른의 취향

도재진 바오로(신문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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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른이 아이의 옷을 고르고 있다. ‘아이에게 잘 맞겠지’, ‘아이가 좋아하는 색깔이겠지’, ‘요즘 아이들이 많이 입는 디자인이겠지’ 생각하면서. 그렇게 어른이 골라온 옷을 건네자 아이는 일단 옷을 받아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이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옷을 입어본 아이의 얼굴은 이내 울상이 된다. 셔츠의 팔 길이는 아이의 팔보다 길고, 바지의 다리 길이는 아이의 다리보다 길어 땅에 끌린다. 아이의 팔과 다리는 옷 속에 숨어버렸다. 아이의 얼굴은 하얀 편이다. 그런데 어른은 무채색의 옷을 사왔다. 마치 자신의 취향대로 옷을 골라온 것처럼 말이다.

결식아동들을 만나면서 든 생각은 하나였다.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라는데 아이들을 위한 정책 같지 않다는 것. 올해 1월 기준 전국의 아동급식 지원단가는 적게는 6000원에서 많게는 9000원이다. 서울의 경우 평균 외식비가 한 끼에 9986원 수준인 걸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은 편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3000원~4000원대였던 도시락 가격은 4000원대 후반에서 5000원을 훌쩍 넘긴 것들도 많다. 1000원 정도 수준이었던 컵라면 가격도 1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아동급식 지원사업의 목적은 저소득 가정의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급식지원 등을 통해 결식예방과 영양개선을 하는 데 있다고 한다. 편의점 음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이 편의점 음식으로 영양개선이 될까. 정부청사나 지방자치단체 인근에는 싸고 양 많고 영양가 높은 음식들이 많나 보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닭곰탕은 한 그릇에 8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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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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