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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8일 인천교구 은행동성당에서 청년들이 ‘불멍’하며 청춘일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인천교구 시흥·안산지구 제공 |
인천교구 시흥·안산지구에서 청년을 위한, 청년에 의한, 청년을 찾아 떠나는 ‘청춘일체 미사’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청춘일체 미사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지구 소속 성당을 순회하며 봉헌하는 청년들만의 소공동체 미사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본받아 시흥·안산지구 본당들이 하나 되어 일치를 이루자는 의미다.
청춘일체 미사를 주례하는 사제는 정희채(시흥·안산지구 청년사목담당, 인천 청소년사목국 청년부 부국장) 신부다. 정 신부는 지난 9월 14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섬에 위치한 영흥ㆍ대부성당을 제외한 지구 각 성당을 돌며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대야동ㆍ도창동ㆍ신천ㆍ은계ㆍ은행동ㆍ포동성당 등 모두 6곳이다.
청춘일체 미사는 교리실이나 성체조배실은 물론, 성모동산에서도 거행된다. 미사 봉헌 장소에 제약이 없는 것은 청년이 있는 그곳이 바로 성전인 까닭이다. 성당 옥상에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불멍(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하며 미사를 봉헌한 적도 있다. 미사가 끝난 뒤에는 주일학교처럼 한데 모여 매주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나눔 주제는 ‘우리의 순교’, ‘묵주기도’, ‘하나 됨’, ‘청년 그리스도인’ 등 청년들 눈높이에 맞춰 다양하다.
대야동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을 때 8명에 불과했던 참여자는 점차 늘어 최근에는 매주 20명을 웃돌고 있다. 청년들은 “좀처럼 갈 일 없는 다른 성당을 찾아가는 것도 신기하고, 타 본당 청년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정희채 신부는 “처음 지구 청년들을 만나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청년들끼리 기도하고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며 “그럼 청년들만의 미사를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청춘일체 미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들이 성가대와 복사단 등을 떠맡아 의무적으로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방식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의정부교구 청년센터 에피파니아에서 봉헌하는 ‘퇴근길 미사’에서 영감을 얻었죠. 그래서 청춘일체 미사에는 봉사자가 없어요. 주제도 이번 한 주를 살아가면서 기억했으면 하는 것으로 청년들이 직접 정하게 합니다.”
이학주ㆍ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