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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4차 산업혁명의 개인 소외 문제(최진일, 마리아, 생명윤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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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률안을 두고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안정성이나 유효성에 대한 검증 없이 단순히 산업 진흥목적의 입법이나 정책 추진은 신중할 것과 사회 전반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법률안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란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지능정보기술과 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하여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관리, 연구개발 및 사후관리 등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일련의 활동과 수단을 말한다.” 보건의료데이터란 “「보건의료기본법」 제3조 제6호에 따른 보건의료정보로써 광(光)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처리)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또한 “개인의료데이터”를 식별의료데이터와 가명의료데이터로 구분하여 정의하고 “의료데이터의 주체”는 개인의료데이터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라고 명시한다.

위의 용어들은 「지능정보화 기본법」, 「보건의료기본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여러 법률이 전제되어 있고, 이들 또한 최근 제정되거나 개정되었기에, 관련 법률을 직접 찾아보지 않으면 법률안에서 말하는 용어의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관련 법률안을 찾아본다고 했을지라도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아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더불어 대한의사협회에서 제기한 문제들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데이터의 주체(개인뿐 아니라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의 역할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와 의료데이터 활용기관의 실체와 범위의 문제, 보건의료데이터의 공공적 가치보다 산업적 활용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문제, 개인정보의 가명처리 문제 등이다. 이는 환자의 개인정보뿐 아니라 환자의 건강증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18년 12월 13일 입법·정책 보고서 「4차 산업혁명 대응 현황과 향후 과제」를 발표한다. 보고서 46쪽 하단에는 “4차 산업혁명의 기회·편익에 대한 개인의 소외 문제 최소화”라는 소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정부는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의 보편적 서비스를 이용하고 기본적인 수준의 참여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최소한의 디지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임.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의 개념과 수준, 현재 국민들의 역량 등에 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노인 장애인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기존 정보격차해소 정책과의 차이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함. 또한, 국민 누구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정책을 쉽게 이해하고 그 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체계화하여 공개하는 것이 중요함.”

4여 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이 작업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나날이 우리 생활 안으로 침투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는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법률의 제정과 개정이 필요하다. 사회 전반의 이해와 관심을 증진하려는 노력과 점검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므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과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경제논리에 치우쳐 법의 제정과 개정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 일부 엘리트 집단의 주장과 이익에 휩쓸려 갈 위험이 있다. 더불어 빈부격차·고립 등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4차 산업혁명의 기회·편익에 대한 개인의 소외마저 가중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은 방관이나 방임으로 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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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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