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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평화, 이미와 아직 사이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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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다. 강정마을을 향해 걸어가며 절로 든 생각이다. 도시의 소음과 복잡함을 떠나 따사로운 햇살과 자연 속에서 흐르는 강정천과 강정 바다의 모습을 바라보니 평화롭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게 진정한 평화였다면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보고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이라며 탄식하시지 않았을 터였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참된 평화와 외관상 평화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인은 “참된 선을 갈망하지 않고서는 참된 평화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도 “정확히 말하자면 평화는 ‘정의의 작품’”이라면서 “평화는 결코 한 번에 영구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꾸준히 이룩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사목헌장」 78항) 강정은 이미 외관상 평화로워 보였지만, 정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선이, 정의가 없다면 참된 평화는 아직 없는 것이다.

“거기 아직 매일 미사를 하나요?” 취재차 강정마을을 다녀왔다 말하자 한 지인이 물었다. 질문 속 ‘아직’라는 말이 마음 한 구석에 남았다. “이미 끝나지 않았나”하는 물음으로 들려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평화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끊임없이 평화를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어쩌면 ‘이미’ 왔지만 ‘아직’ 오지 않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날 완성될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승훈 요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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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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