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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일치] 너 어디 있느냐? / 박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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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상 한 해를 마감하면서 각 구역·반장, 단체장들을 새로이 선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접촉의 한계와 그로인한 냉담교우들의 증가로 봉사자들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가톨릭신자들에게 수줍어하는 모습들이 있는데다가 당면한 여러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도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러 단체로부터 봉사자로 참여해 달라는 제안과 수용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신자들이 봉사자로서 함께하면 참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아무래도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수고로움을 나눌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좋은 봉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마지못해 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용기를 내고 결심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들 중에는 과거의 활동 모습 속에서 기쁨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의정부교구장님의 본당 사목방문 시 발표를 위해 민족화해분과에서 진행한 과거 5년간의 자료를 분과장께서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들을 정리하다 보니 여러 일이 있었고 발표 이후 많은 격려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민족화해분과 창립 이후 영화 상영, 전시, 순례, 어린이와 함께하는 음식 나눔,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연 만들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자들에게 분과를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행사를 추진할 당시에는 미진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나고 보니 의미 있는 결과가 돼 있었습니다.

비단 민족화해분과만 그런 기쁨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년 예비신자 교리 봉사 준비 기간 중 뵈었던 예비신자들이 세례 이후 미사 때마다 목례로 인사를 해 올 때도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었습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앙의 첫 여정을 함께하는 모습들을 보니 여간 힘이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울러 한동안 참가하지 못했던 단체의 교육과정을 보면서는 다시 한번 신심을 세울 수도 있었습니다.

단체활동의 기쁨들을 회고하다 보니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마태 9,37)고 하셨던 주님께 우리가 더 이상은 답답함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저에게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고 물으신다면 성경 속의 사람처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네. 저 여기 있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해야겠다고 묵상해 봅니다.
박천조 그레고리오(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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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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