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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오형훈 신부가 성당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내년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우리 시대의 징표에 더 잘 응답할 수 있는 본당이 된 것 같아 참 기쁩니다.”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보좌 오형훈 신부는 성당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교회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국가기술자격증을 땄기 때문이다. 정확한 명칭은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능사(태양광)’이다. 오 신부는 “발전소 설치 과정을 보며 이론으로만 배운 내용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유익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양광발전설비 기본 개념을 알고 있으니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고,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잘 챙길 수 있었다”며 “설치 업체와도 대화가 수월하게 이뤄져 진행이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 신부가 애초 자격증을 딴 이유도 교회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할 때 도움을 주고, 이쪽 분야에서 종사하는 평신도 전문가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서울대교구는 2017년 12월 서울시와 ‘태양광 발전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교구는 소유 건물과 성당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서울시는 재정 지원 등을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교구 성당 가운데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된 비율은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오 신부는 “저도 만약 태양광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성당에 발전소를 설치해보자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당 옥상이 발전소 설치에 적당한 장소인지도 전혀 몰랐을 거예요. 절차도 잘 알지 못해 마냥 어렵게 생각하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을지도 모르죠. 태양광을 둘러싼 많은 오해에 휘둘렸을 수도 있고요. 다른 본당들도 태양광에 대해 잘 몰라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해 쉽게 용기를 못 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 신부는 “기후위기는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과하게 축적되면 발생하는데, 온실가스 전체 약 25가 전력생산 부문에서 나온다”며 “전력 생산 방식을 ‘탈탄소화’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태양광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좋고,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이로써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우리 교회도 반드시 그 길로 가야 합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