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국장 황경원 신부)이 18일 교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노숙인·쪽방 돌봄 봉사자 감사의 날 행사에서 손유자(데레사, 79, 화양동본당)씨는 감사패를 받았다. 오랜 시간 힘들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실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행사 후 교구청에서 손씨를 만났다.
“제가 잘했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제가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 손씨는 “제가 감사패를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감사패를 끝으로 손씨는 봉사를 그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감사패를 받은 후 앞으로도 계속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더 마음으로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손씨는 1961년 서울 종로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됐다. 그의 나이 17살이었다. 손씨는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본당에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무엇이든 앞장서 봉사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이제는 봉사를 그만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손녀딸 친구를 통해 적십자 회장님을 알게 됐습니다. 저를 좋게 보셨나 봐요. 그래서 적십자에서 봉사하게 됐습니다.” 손씨는 적십자 봉사를 시작으로 본당 나눔의 묵상회 회장을 맡으면서 또 다른 봉사를 했다. 제2의 봉사인생이 시작됐다. 그 후 손씨는 가톨릭사랑평화의집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노숙인 야간 순회에서 봉사했고 작은 예수회가 운영하는 장애인시설에서도 봉사했다. “저는 제 마음이 괴로울 때도 봉사하러 갑니다. 봉사하고 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봉사하고 나면 너무 감사함을 느낍니다.” 30여 년 봉사를 하며 힘들었던 적은 없다. 다만 봉사자들이 없을 때는 마음이 힘들고 조바심이 났다. 지금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손씨에게 있어서 봉사는 삶의 일부분이었다.
“그동안 봉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요? 하느님이 힘을 주셨지요. 제가 뭐 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모든 것은 하느님이 주셨습니다. 제가 하느님 일을 해서 그런가 건강은 하느님이 대신 보살펴주신 것 같아요.” 손씨는 “나이가 많은데도 건강한 비결은 봉사”라며 “봉사하면 건강해지고 즐거움을 느끼며 보람까지 얻는다”고 지금 봉사하지 않는 이들에게 봉사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봉사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감사패를 받고 그만하려고 했는데 제가 오죽하면 또다시 봉사하겠다고 했겠어요.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