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이 그야말로 ‘들썩’였다. 주인공은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방방 뛰며 “하느님의 자비, 충만한 그 사랑을 전하자”고 노래했다. 한국 교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청년 신심운동 ‘하쿠나’ 스페인팀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하쿠나 운동은 스페인에서 시작해 현재 유럽 8개 국가, 남미권 등에서 활발히 참여 중이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교사목부에서 한 달에 두 번씩 봉헌하는 하쿠나 성시간에도 수십 명의 청년이 함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표만 보면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하지만 하쿠나의 청년들처럼 여전히 그들만의 방식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젊은이들도 많다. 하느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명동밥집에 청년 봉사자들이 몰리고,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기후위기 대응에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말이다.
“하쿠나 성시간은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라는 점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것 같아요.” 하쿠나 내한 행사를 준비한 한 청년의 말이다. 청년은 새로움을 원한다. 늘 같은 활동에서 얻는 제한적인 경험에 쉽게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신앙생활의 중심은 성사이지만, 그 성사의 은총으로 청년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신앙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롭고 다채로운 경험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최근 서울대교구는 청년사목 활성화를 위해 ‘청년사목사제포럼’을 발족했다. 포럼은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 수렴된 의견들은 교구장에게 전달돼 사목 대안을 입안하는 데 반영될 예정이다. 새로움을 원하는 청년들을 위해 6개월간 교구가 걸어가는 길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