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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김일성 일가 탄생일로 알았어요”

서울 평단협 주최 ‘북한땅에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토크 콘서트탈북·남한 청년들, 북한의 종교 억압 현실에 관해 대화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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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땅에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토크 콘서트 참가자들.



“탈북한 어떤 언니가 성경을 공부하다가 깜짝 놀랐대요. ‘존경하는 김일성 어쩌고’ 하는 존칭을 빼고 보면 내용이 너무 똑같아서요. 북한에서도 종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굳이 김일성을 믿어야 할까요. 그래서 종교를 탄압한다고 생각해요.”

1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북한땅에 크리스마스의 기쁨을!’을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탈북 청년 채윤서씨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채씨는 2018년 M시에서 탈북해 현재 동국대에 다니고 있는 20대 학생이다. 그러자 K시에서 탈북한 20대 청년 김련주(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교육팀장)씨가 채씨의 말을 거들었다. “제가 남한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니까 ‘북한에도 종교가 있잖아’ 그러는 거예요. 하지만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엄연하게 보여주기 식이에요. 북한에서 학교에 다닐 때 배우는 교과서에 나오는 종교는 굉장히 무섭게 되어 있어요. 3대 세습을 하려면 종교가 있는 게 불리하지 않을까요?”

사회를 보던 북한 M시 출신인 한국조지메이슨대 방문연구원 이성주씨가 이를 좀 더 부연 설명했다. “여러분! 북한에도 신앙의 자유가 있어요. 그런데 전교나 포교를 하면 안 돼요. 내가 하느님을 믿고 종교의 신념을 갖는 건 괜찮은데 그걸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건 안 됩니다. 그래서 종교의 자유가 있음에도 실제로는 교회가 없고 절이 없는 거죠.”

예수님 탄생을 기뻐하는 크리스마스를 두고도 남북 간의 시각차는 확연했다. 탈북자들에게 과거 크리스마스는 영화에 나오는 서양 명절, 아니면 김일성 일가로 인해 고생하는 날이었다. 탈북자 채윤서씨는 “외국 영화나 북한 영화에서 가끔 외국을 묘사할 때 크리스마스가 나오는 걸 보고 저희가 추석에 조상을 기리는 것처럼 미국에서 조상을 기리는 명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김련주씨는 “12월 24일이 김일성 처(김정숙)의 생일로 여름옷 입고 추운 날 공연해야 하는 날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들의 말을 듣던 서울외국인학교 3학년 김민승군은 “북한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그냥 북한 김일성 가족의 탄생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고, 대원외고 2학년 이예은양은 “저에게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날이자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는 날인데 북한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굉장히 놀랍다”며 충격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토크 콘서트는 탈북 청년들에게는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장소’를, 남한 청소년들에게는 ‘통일 후 북한 또래 친구들에게 해줄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답하는 등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탈북 청년 이성주씨가 마무리 말을 전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탈북민이 3만 5000명입니다. 많아 보이지만 남한 인구 5200만 명에 비하면 너무 적은 숫자입니다. 하지만 북한 청년들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려나가는 게 남북사회 통합을 시작하는 겁니다. 이렇게 만나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이 바로 작은 통일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이병욱)가 주최했다. 행사에는 이병욱 회장과 사목국장 조성풍 신부를 비롯해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박광일 대표, 서울평단협 화해평화위원장 도희윤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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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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