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 신부님, 본명 첨례를 축하드려요”
서울대교구 김옥균(바오로, 1925~2010) 주교가 본당 주임 신부 시절에 받은 축일 축하 상본이다. ‘로사’ 어린이가 정성스럽게 작성한 축하의 글은 보는 이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상본에는 ‘청빈ㆍ정결ㆍ순명’을 뜻하는 라틴어 ‘PAUPERTASㆍCASTITASㆍ OBOEDIENTIA’와 함께 만물의 시작과 끝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알파(Α)와 오메가(Ω), 성령의 비둘기 등이 그려져 있다.
‘본명 첨례’는 ‘영명(세례명) 축일’을 가리키는 옛말이다. 한국 천주교의 신앙 선조들은 자신의 원래 이름을 세속의 이름, 속명(俗名)이라 하고, 세례를 받으면서 갖게 된 이름인 세례명을 본명(本名)으로 삼았다.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자신의 ‘본디 이름’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해 ‘본명’ 대신 ‘세례명’이라고 칭하기를 권하고 있다.
영명 축일은 그리스도인 각자의 세례명에 해당하는 주보 성인을 기념하도록 정해진 날로, 세례의 의미와 주보 성인의 성덕을 되새기는 기회가 된다. 우리도 신앙 선조들처럼 새로 태어나는 세례의 의미를 잘 간직하며, 상본을 통해 축일의 기쁨을 주변 이웃과 함께 나누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박찬정(안나) 학예연구사
※ ‘상본’을 소재로 한 특별기획전 ‘지향 INTENTIO’은 서울 합정동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