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회사연구소(소장 장동훈 신부)가 인천 신앙공동체 역사를 쉬운 말로 풀어낸 「이야기 인천교회사」를 출간했다. ‘인천주보’에 2020년 대림 제2주일부터 이듬해 연중 제13주일까지 27차례 쓴 연재물을 모아 엮은 책이다.
가톨릭이 이 땅에 전래한 이래, 인천 신앙공동체는 줄곧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밥’과 ‘약’과 ‘빛’으로 동고동락했다. 과거 ‘교구사’라는 이름을 달고 그 여정을 정리한 작업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결과물은 늘 두껍고 어렵기 일쑤였다. 이에 인천교회사연구소는 2021년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교회 구성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공동체의 기록’으로 이번 책을 기획했다. 역사 연구자나 전문가만이 아닌, 일반 대중을 위한 교회사 책을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야기 인천교회사」는 인천교회사가 교구를 넘어 한국ㆍ보편 교회사와도 맞닿아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한국 교회 초창기부터 현대까지 일어난 인천교구ㆍ지역 관련 사건을 이야기 들려주듯 쉽게 풀어썼다. 또한, 다양한 증언과 문헌ㆍ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공동체 역사를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은 시간 순서에 따라 4부로 나뉘어있다. 1부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첫 자리, 인천’은 우리나라 첫 영세자인 하느님의 종 이승훈 가문을 필두로 피로써 신앙을 지킨 인천 출신 성인ㆍ복자 이야기를 담았다. 답동성당 설립과 더불어 개항장이라는 지역 특성상 국제 신앙 공동체로 시작한 면모도 강조한다. 2부 ‘믿는 이들의 땀’은 인천 지역 복음화라는 결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한 하느님의 일꾼들이 주인공이다. 정지용 시인과 하느님의 종 송해붕 그리고 메리놀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이다. 3부 ‘세상 속에 세워지는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이끈 쇄신의 물결 속에서 가난한 이들과 연대한 공동체 발자취를 조명한다. 환경과 노동ㆍ이주민 문제와 남북갈등, IMF 외환위기 등 우리 사회 속 아픔이 있는 곳마다 인천교구가 함께했다. 4부 ‘늘 새로워지는 교회’는 공의회 정신의 총화인 ‘교구 시노드’를 통해 밑바닥 소리부터 경청하며 거듭나길 원한 교회 모습을 담았다. 2001년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사건 당시 교구 사제들이 급여를 모아 정리해고자 가장 자녀들에게 학자금으로 지원하는 장면도 나온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추천사에서 “역사는 과거를 추억하는 것만이 아닌, 성찰과 지혜를 길어 올리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신앙 공동체의 어제를 배워 알아, 오늘도 내일도 삶의 터전인 바로 이곳 인천에서 쉼 없이 이어나갈 우리가 신앙고백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인천교회사연구소장 장동훈 신부는 발간사에서 “역사는 언제나 오늘의 거울이고 내일을 위한 나침반이어야 한다”며 “많은 독자가 책을 읽고 오늘을 성찰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가 몸담은 신앙 여정을 깊이 묵상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며 “신자 재교육은 물론 막 세례받은 입문자 교육용으로도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격은 1만 5000원. 문의 : 032-765-7257
이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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