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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무너졌어요” 한국 교회 기도와 도움의 손길 기다립니다

지진 발생지 튀르키예 동남부 아나톨리아대목구장 파올로 비제티 주교, 현지 상황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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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말 튀르키예 이스켄데룬에 지어진 아나톨리아대목구 주교좌 주님 탄생 예고 성당이 지진으로 붕괴됐다. 튀르키예 카리타스 제공

▲ 튀르키예 아나톨리아대목구장 파올로 비제티 주교. 본인 제공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동남부를 관할하는 아나톨리아대목구장 파올로 비제티(Paolo Bizzeti) 주교가 한국 교회에 기도와 지원을 호소했다. 비제티 주교는 9일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대목구 신자 중 사망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1만 5000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 공동체는 큰 비극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도로가 망가지고, 통신망이 먹통이 돼 다른 지역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안티오키아(안타키아)에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고립돼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각)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지진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만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시리아 난민들 더 큰 아픔

비제티 주교는 “지진 피해 지역은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까닭에 내전을 피해온 난민 수백만 명이 살던 곳”이라며 “이미 극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살던 시리아 난민들이 지진으로 더 큰 아픔을 겪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9일 오전 현재 재해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은 2만 8000여 명으로, 이 중 4600여 명은 고속도로와 철도, 2만 3400여 명은 항공기를 이용해 대피했다. 이를 두고 비제티 주교는 “지진으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바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할 수조차 없는 난민과 가난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진으로 건물 8300채가 붕괴해 30만 명이 집을 잃었다”며 “이들은 임시 대피소에서 하루하루 겨우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조를 필요로 하는 피해 지역 주민이 무려 2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0년 역사 주교좌 성당도 파괴

아나톨리아대목구도 이스켄데룬에 위치한 주교좌 주님 탄생 예고 성당이 붕괴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를 봤다. 19세기 말에 지어져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성당은 현재 외벽 일부와 종탑만 남은 모습이다. 성당 내 많은 성물이 파괴된 가운데 성모자상 등 극히 일부 성상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돼 신자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했다.

비제티 주교는 “성당 인근 아나톨리아 카리타스 사무소도 심하게 손상됐다”며 “그나마 인명 피해는 없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켄데룬 마을은 식수와 전기ㆍ식료품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겨우 하나 있는 빵집으론 주민들이 먹을 양식을 모두 충당하기 역부족이다. 하지만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 데다 기상 악화와 폭설이 겹치면서 구호품이 쉽사리 오지 못하고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위터 등을 통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세계 교회는 카리타스를 통해 긴급 모금을 하는 등 연대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교회는 카리타스 실무자를 신속히 튀르키예로 파견했다. 주교회의 차원에서 대출을 제공하고, 3월 26일 전국적인 모금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비제티 주교는 “교황께서 거대한 비극에 대한 연대와 친밀함을 드러내는 중요한 메시지를 주셨다”며 “지진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과 우애, 형제애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기도해 달라” 당부

비제티 주교는 긴급 모금에 나선 한국 교회에도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 재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이어 “물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단연 기도”라며 “재정 지원에 앞서 꼭 기도부터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탈리아 예수회 출신 비제티 주교는 2015년 아나톨리아대목구장이자 타베(Tabae) 명의 주교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6일 지진 발생 당시 이탈리아를 방문 중이던 까닭에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비제티 주교는 당장 튀르키예로 돌아가는 대신, 이탈리아에 한 달 정도 더 머무를 예정이다. 지진 피해 복구 지원과 구호 활동이 잘되도록 교황청과 세계 교회와 긴밀히 소통ㆍ협력하기 위해서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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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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