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세례성사
공군사관학교 성당에서 1984년 7월 11일 세례 받은 이들에게 나눠준 축하 상본이다. 앞면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가 그려져 있다. 그 가운데에는 두려움에 싸인 채 어머니께 안겨 의탁하고 있는 아기 예수님과 그런 아들의 손을 잡아주며 따뜻하게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가 있다. 좌우에는 미카엘 대천사와 가브리엘 대천사가 표현되어 있다. 아기 예수님은 두 천사가 들고 있는 것 - 그리스도의 옆구리를 찌르게 될 창과 적신 해면이 달린 나무 막대, 그리스도 당신께서 매달리게 되실 십자가 - 을 보고 놀라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다급하게 어머니께 안긴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세례성사는 가톨릭교회의 일곱 성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받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다른 입문 성사인 성체·견진성사와 연결되어 있으며 신앙생활의 기초를 놓는 성사이다. 성인의 입교 예식이기에 세례성사를 축하하는 상본에는 대부모를 비롯한 교회 공동체의 축하와 환영의 마음이 표현된 메시지가 담겨 있고,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자비가 표현된 그림으로 장식된 것이 많은 편이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가 되는 삶으로 다시 태어났지만, 갖가지 죄악과 유혹이 가득한 세속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험난한 세상살이이지만 언제나 따뜻하게 품을 내어주시는 성모님과 우리에게 귀 기울이시는 그리스도께서 계심을 기억한다면 겁먹지 않고 또 한 번 씩씩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박찬정(안나) 학예연구사
※ ‘상본’을 소재로 한 특별기획전 ‘지향 INTENTIO’은 서울 합정동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