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환대의 밥상 세미나 개최... 박종인 신부의 ‘밥집알로’와 나카이 준 신부의 밥차 소개
▲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마련한 ‘환대의 밥상-식사를 나누는 사도직 이야기 두 가지’ 세미나 질의응답 시간에서 나카이 준 신부가 답변하고 있다. |
대면 만남이 제한된 코로나19 시기, 소외된 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환대하는 ‘밥상’ 사도직을 시작한 예수회 신부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신부)는 16일 ‘환대의 밥상-식사를 나누는 사도직 이야기 두 가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밥집 ‘밥집알로’를 운영하고 있는 예수회 한국관구 박종인 신부와 키친카(푸드트럭)를 타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나선 예수회 일본관구 나카이 준 신부의 이야기로 진행됐다.
밥집알로는 아동복지시설에서 나와 홀로서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에게 밥을 대접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한다. 예수회가 운영하는 기쁨나눔재단은 서울시 꿈나무마을을 위탁 운영하면서 자립준비청년들의 힘든 처지에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하고자 지난해 2월 밥집을 열었다. 꿈나무마을 창립자인 가경자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의 뜻을 기리고, 젊은이들의 수호성인인 예수회 알로이시오 곤자가 성인의 기도를 청하면서 이름을 ‘밥집알로’로 정했다.
박 신부는 “밥집알로의 주된 목적은 낯선 이와의 대면”이라면서 “봉사자들에게도 이를 상기시켜 학생들과 같이 식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주로 사소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조금씩 관계가 두터워지면서 일도 주선해주고 상담도 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또 홀로 내버려 두면 좋은 프로그램이나 기회가 있어도 잘 지원하지 않지만, 밥집알로에 모이면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박 신부는 “문제를 회피하는 청년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그럼에도 계속 친절하게 인내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소한 변화가 이뤄지는 밥집알로의 확장성을 발견한다”고 했다.
이어 “이들에게서 보이는 작은 변화에서 큰 희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나카이 준 신부는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가난한 이들을 찾아가는 밥차를 운영하고 있다. 시모노세키 노동교육센터에서 활동하던 나카이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빈곤 문제를 직면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키친카를 구입하고 찾아가는 밥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부모가 일하거나 없는 아이들은 센터에 오기 힘들기 때문에 그들도 잃을 수 없다는 마음에 찾아갔다”고 말했다. 노숙인들도 키친카를 반기고 있고, 지역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고 전했다. 나카이 신부는 “이러한 활동들은 「복음의 기쁨」에서 밖으로 나가자고 초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또 나카이 신부는 일본 법무성이 강제 퇴거해야 하거나 일본에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을 임시로 관리하는 시설 ‘오무라 입국관리센터’를 방문한 후 난민과 이주민들도 찾아가 동반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식당을 시작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나카이 신부는 이처럼 네트워크를 만들어 함께 걸어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지원’이라는 개념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차원이라고 했다. 나카이 신부는 “실패해도 늘 그들 곁에 함께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려 한다”면서 “오늘날 교황님의 키워드가 ‘함께’인 만큼 우리가 함께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