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 신부님의 강론 말씀은 생각을 가다듬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3월을 시작하는 첫날의 독서는 요나 예언서의 내용이었습니다. 독서에서는 요나가 마음을 다잡고 니네베로 가서 하느님께서 이르신 말씀을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하는 모습과 하느님께서 마음을 돌려 그들에게 재앙을 내리지 않는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이후 신부님께서 해주신 강론 말씀의 핵심은 오늘날의 회개와 하느님 구원을 위해 누가 나서야 할 것인가였습니다.
“2760년 전 니네베의 요나, 2000년 전 예루살렘의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2023년 우리 공동체에서 회개와 하느님 구원은 과연 누가 이야기해야겠습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급작스런 질문에 모두들 말문이 막힌 채 웃음만 보내고 있는데 신부님께서 이런 제안을 하십니다.
“요나를 계속해서 10번만 불러 보세요.” 이 말씀에 신자들 모두가 “요나요나요나요나….”를 따라합니다. 그런데 ‘요나’가 이어져 발음되다 보니 어느 순간 ‘나요’가 됐습니다. 그때서야 신부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회개와 하느님 구원을 위해 누가 나서야 할 것인지는 여러분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미소가 절로 나왔습니다.
‘회개와 하느님 구원’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로 바꿔 보았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나서야 할 사람이 누구일까라고 자문해 보니 답은 ‘나요’였습니다. 여전히 남북 간의 갈등 수위가 높기만 합니다. 해마다 3~4월이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강경 반응으로 한반도 위기가 높아져만 갔었습니다. 그래서 이맘때면 항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식량난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도 정부 발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간의 갈등 상황에서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화해와 평화라는 신앙의 최고선을 생각한다면 우리 신앙 공동체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고민해 보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3월은 하느님 말씀에 따라 묵묵하게 순명하셨던 성 요셉 성월입니다. 마침 오늘 복음은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라는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화해와 평화의 길을 함께 묵묵히 청하고, 찾아보기를 기원합니다.
박천조 그레고리오(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