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대야동성당에 문 연 ''DY(대야) STUDIO''…유가족이 친분 깊던 주임 한덕훈 신부에게 유품 위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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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사도 고 유승훈(프란치스코)씨의 2주기(3/9)를 맞아 그의 유산으로 꾸민 스튜디오 겸 악기연습실이 문을 열었다. 인천교구 대야동성당의 밴드 연습실을 개조해 만든 ‘DY(대야) STUDIO’다. 1세대 생활성가 가수로 후배 양성에 공들인 고인의 의지가 사후에도 이어져 주님의 집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대야동본당은 10일 주임 한덕훈 신부 주례로 유승훈씨의 2주기 위령 미사와 함께 스튜디오 축복식을 거행했다. 새 스튜디오는 고인의 생전 손때가 묻은 녹음실 장비들을 활용해 꾸몄으며, 청소년 성가 교육과 찬양 사도들의 성가 활동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비용이나 접근성 문제로 스튜디오와 악기 연습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성가인들에게 둘도 없는 활동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위령 미사에서는 유씨가 쓰던 휠체어와 베이스 기타가 봉헌됐다. 고인의 친형 유철호씨를 비롯한 유가족과 가톨릭찬양사도협회 강훈(바오로) 회장 등 동료 생활성가 가수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같은 찬양사도로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한덕훈 신부는 “신학생 때부터 인연을 이어왔고, 제 모든 음반 작업과 공연에 그가 늘 함께 했었다”며 “제게 유가족이 고인의 장비를 맡기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사용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스튜디오를 마련하게 됐고, 앞으로 많은 이에게 새로운 혜택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훈씨는 평생 노래로 주님을 찬양한 1세대 생활성가 가수다. 1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해 지내면서도 한국 가톨릭 생활성가 발전과 후배 양성에 큰 역할을 했다. 1991년 ‘신상옥과 형제들’ 창단 멤버로 신상옥(안드레아)씨와 전국 300회 넘는 공연을 하며 한국 교회에 새 바람을 불러왔다. 2000년대 들어 음반 제작자로서 많은 생활성가 가수 선후배, 사제들을 위해 자신의 스튜디오를 내주며 그들의 앨범이 빛을 보도록 산파 역할을 했다. 유씨가 제작자로 참여한 음반만 150개가 넘는다.
“끝까지 하느님 찬양하다가 쓰러져 죽는 게 소원”이라던 그는 2021년 3월 54세로 갑작스레 선종했다. 당시 경기 부천시 상동역에서 발생한 소화용 이산화탄소에 중독된 뒤 쓰러진 채 발견된 뒤 병원 이송 중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