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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동이 천국’ 남편 뜻따라 1억 원 기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돌봄에 감동한 부인 강인원씨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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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완화의료 돌봄에 감사해 1억 원을 기부한 고 박춘복씨와 아내 강인원씨. 서울성모병원 제공


“처음 남편에게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자고 했을 때 ‘여기는 죽어서 나가는 곳인데 왜 가냐’며 한사코 거절했어요. 그런데 병동에서 생활하면서 ‘여기가 곧 천당’이라며 크게 만족했었죠. 남편의 이름으로 함께 봉헌한 기부금이 어려운 형편 탓에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쓰이면 좋겠습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의 호스피스 돌봄에 큰 고마움을 느껴 고인이 생전에 그렇게나 원했던 기부를 실천한 가족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말기 암 진단 후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던 고 박춘복(프란치스코)씨의 아내 강인원(아가타)씨가 3월 17일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위해 써달라며 1억 원을 센터 후원회에 전달했다.

고인은 지난해 5월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이후 호스피스 병동 입원을 꺼렸던 그는 아내가 과거 서울성모병원에서 부인암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고 입원했다. 고인은 지난해 11월 입원 후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시간을 보낸 뒤 퇴원 후에도 가정 호스피스 돌봄을 받다가 지난 3월 2일 임종했다.

생전 전자 대리점을 운영했던 고인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뜻을 늘 지니고 있었다. 기부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환자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호스피스 병동 의료진과 봉사자를 만나 기부를 결심했고, 그 뜻을 아내에게 전했다.

고인이 떠난 후 아내는 남편의 뜻을 곧바로 실천했다. 아내 강인원씨는 “남편이 원래 낙천적이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했던 성격이라, 호스피스 병동에 계신 분들과 시간을 잘 보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생명의 마지막 여정’을 맞은 말기 환자와 가족이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돌봄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곳이다. 1988년 10월 국내 종합병원 최초로 10병상의 호스피스 병상이 신설됐고, 2011년 23병상으로 증설했다. 호스피스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 종합병원에 전문병동이 갖춰진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생명 존중과 가톨릭 영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치의였던 완화의학과 안창호 교수는 “고인이 댁에서 배우자 분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지내기를 원하셔서, 본원에서만 사용하는 PCA(자가통증조절장치)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의료진이 가정을 방문하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기부로 다시금 사랑을 전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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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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