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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부활절에 생각하는 탄소중립과 신앙인의 역할(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 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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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봄이라 천지에서 꽃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매화가 채 지기도 전에 벚꽃이 만개하더니 개나리꽃, 진달래꽃이 다투어 피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도 꼭 즐겁지만 않은 것은 너무 이른 개화 때문이다. 100년 전에는 4월 17일에 피던 벚꽃이 올해는 서울에서 3월 25일에 피었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1.9℃ 증가하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상한 것이 꽃피는 것뿐인가?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즐기던 한강이 하루도 얼지 않은 해가 잦아지고, 집중 폭우로 최고 번화가인 강남역이 물에 잠겨도 속수무책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3월 19일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 승인을 발표하면서 전 지구의 지표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최근 10년간 1.1℃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인 1.5℃를 2040년에 넘어설 거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그리고 현재 상태라면 금세기 말에 지구 온도는 평균 3.2℃까지 상승하게 되며, 이러한 지구온난화는 100 ‘인간의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단 군중과 우리의 모습이 무엇이 다른가.(루카 23,34 참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IPCC 6차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류는 빠르게 녹고 있는 얇은 얼음 위에 있다”고 경고하면서 각국이 넷 제로 달성 목표 시기를 앞당기라고 촉구했다. IPCC 보고서 작성의 최고 책임자인 이회성(알로이시오) 의장은 국제적으로 2050년 탄소중립의 가능성을 “간단하지 않지만 가능하다”고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은 뛰어난 기술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어 탄소중립 달성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3월 21일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중요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국제적으로 약속한 2030년에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목표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번 계획의 가장 큰 변화는 산업부문 감축목표를 14.5에서 11.4로 낮춘 것이다. 산업부문 감축량의 절반인 400만 톤을 발전 부문에서, 나머지를 CCUS(탄소 포집ㆍ활용ㆍ저장 기술)와 국제감축으로 줄일 계획이다. 그리고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기존 30.2에서 21.6로 낮추었으나, 그외 건축,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흡수원 등 5개 부문은 기존 감축목표와 동일하다.

시민단체는 이번 계획이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큰 산업부문의 부담을 줄여줬으며, CCUS와 국제감축 등은 불확실한 방안을 감축수단으로 적용했고, 가장 확실한 대안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췄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2030년까지 연도별 이행 목표를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IMF로 국가 부도 상태였던 1998년과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을 제외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사례를 찾기 어렵다. 온실가스 감축에서 계획보다 실행이 더 중요하며, 공신력 있는 전문가 집단에 의한 평가와 건설적인 환류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여전히 화석연료보다 높고, 대중교통 이용 확대와 냉난방 온도 조절 등 친환경 생활 방법을 일반인이 따르기는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마르 12,31)고 가르치셨다. 전 지구촌의 이웃과 생태계까지 위태로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에 신앙인이 먼저 나서야 한다.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의로운 일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1요한 3,10)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예수님은 “부활이고 생명이시기 때문에.”(요한 11,25)



전의찬 스테파노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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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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