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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만들어가는 축제 같은 미사, 매주 기다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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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손이 분주하다. 대축일 전례에 맞게 제대와 제의를 정성껏 차리고 금색 부활초를 올려놓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다른 한쪽에서는 성가 연주와 노래 연습이 한창이다. “너는 하느님의 선물~ 사랑스런 하느님의 열매~” 부활 대축일인 만큼 학생들은 평소보다 더 열심히 박자를 맞춰본다.

미사라기보다 축제를 준비하는 것 같은 이들은 경기도 파주 한민고등학교(교장 신병철) 학생들. 한민고는 국방부에서 만든 기숙학교로 부모의 잦은 전근으로 전학해야 하는 군인 자녀의 안정적인 학업을 위해 설립됐다. 2014년 개교한 학교는 학생들에게 심리적 의지처를 마련해 주려 종교 활동을 권장해 왔다. 전교생 1060명 중 40가 종교 활동(천주교·개신교·불교)을 하고, 그중 150여 명 학생이 매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한민고 미사는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홍석정(가시미로) 신부가 담당한다. 홍 신부는 짧고도 재밌는 강론을 하고, 학생들이 봉헌 시간에 헌금이 아닌 편지나 고민을 적어 내면 기도와 상담을 해주며 청소년 눈높이 사목을 하고 있다.

한민고 천주교학생회 ‘커뮤니온’에는 복사부·성가부·전례부·제대부·방송부·간식부가 있다. 수십 명의 학생이 미사 30분 전에 모여 각자 역할을 하며 미사를 준비한다. 능동적인 미사 참례는 학생들에게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일 뿐 아니라 힘든 수험 생활을 잠시 잊고 친구들과 특별한 즐거움을 누리는 시간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비신자가 절반 정도였지만 세례를 받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며 지금은 신자 비율이 70다. 유아세례 후 냉담하다가 학교를 다니며 다시 신앙생활을 하게 된 학생들도 많다. 3학년 오아린(레베카·18)양은 “미사는 공부의 압박감에서 해방되고 에너지를 얻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학교 친구끼리 대부모가 돼주기도 한다. 박준희(미카엘·18)군은 “친구 따라 왔는데 마음이 편해지고 기도가 공부에도 큰 힘이 돼 세례를 받았다”고 전했다.

천주교 담당 채원식(요한 사도) 교사도 과거 냉담 신자였지만 한민고 발령 후 학생들과 함께 매주 미사를 봉헌하며 신앙심을 키워가고 있다. 채 교사는 “학생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종교 활동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친구들과도 정서적 공감을 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신부는 “한민고에 오면 청소년들의 활기가 느껴지고, 청소년사목의 가능성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학생들이 미사를 통해 영적 갈망을 채우고 신앙을 잘 가꾸어나가 졸업 후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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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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