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복지 증진을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입니다.
가속화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장애인들의 안전과 무관하지 않은데요.
화재와 호우 등 기후재난에 장애인들은 더 큰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는 장애인의 날 담화를 통해 이러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장애인의 안전한 삶을 위한 유 주교의 제언과 권고를 김형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여름, 폭우로 참변을 당했던 서울 관악구 반지하 가정.
발달장애인 가정으로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전 국민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더욱 참혹해지고 있는 자연재해에 장애인들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화재 시 장애인 사망자 비율은 57.4.
전체 비장애인 사망자 비율인 12.1보다 4배 이상 높습니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가 장애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속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이유입니다.
유 주교는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있어서는 장애인들이 특별히 더 취약한 처지에 놓여있음을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통계와 같이 똑같은 재해 상황에서도 장애인이 사고에 더 많이 노출되고, 피해도 훨씬 크다는 겁니다.
위급 시 이동권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는 지체장애인과 스스로 대처하기 힘든 발달장애인 등 분류에 따라 체감은 다르지만, 장애인들은 타인의 도움 없이 대피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 주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장애인의 안전을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분야별 장애인 당사자들로부터 기후위기로 인한 당면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생계비 지원과 상담기관 연계 등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유 주교는 “재난과 위기 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장애인을 찾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사도직 단체들이 관심을 기울여 그들을 찾아내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본당 공동체 안에서 장애인과 장애인 교우들을 향한 차별과 편견이 없었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실천이 이뤄질 때, 비로소 비장애인의 눈과 귀로는 보고 듣지 못했던 문제들을 알아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 하고 있는 시대.
끝으로 유 주교는 “친환경적 실천으로 탄소배출 자체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장애인의 안전한 삶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CPBC 김형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