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성 요한 세례자와 함께 있는 성모자’가 있는 상본
이 상본에 인쇄된 성화는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의 ‘어린 성 요한 세례자와 함께 있는 성모자’(1468,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다. 성모자는 사랑을 상징하는 신비로운 장미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어머니를 꼭 붙잡고 얼굴을 올려다보는 아기 예수를 의자에 앉은 성모 마리아가 품에 안고 인자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그 곁에 털옷을 걸친 어린 요한 세례자가 갈대 십자가를 안고 서 있다. 그림 아래에는 ‘구원의 성모’라는 뜻의 라틴어 ‘MATER SALVATORIS’가 쓰여 있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신앙의 대상이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으로 제시하고 공경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은 초대 교회 때부터 시작되었고,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임을 공식적으로 선언함으로써 널리 권장되었다.
매년 5월은 가톨릭교회에서 성모 성월로 정한 때로, 교회에서는 이 시기에 신자들이 더욱 자주 성모를 공경하고, 그 모범을 따라 기도와 은총의 삶을 살도록 권하고 있다. 5월을 성모의 달로 봉헌하는 것은 13세기 말부터 전통으로 자리 잡았고, 17세기 말과 18세기를 거치면서 성모 성월 신심 행사가 본격적으로 거행되었다. 성모 성월을 기념하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인류 구원을 위해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신 신앙의 모범을 따르고, 동시에 하느님의 은총을 성모 마리아를 통해 빌기 위한 것이다.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박찬정(안나) 학예연구사
※‘상본’을 소재로 한 특별기획전 ‘지향 INTENTIO’은 서울 합정동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