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10% 회두 목표 초과 달성레지오 단원 주축, 활동본당 공동체도 활기 얻어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 김영화 선교분과장이 성당 대성전 앞에 붙은 ‘냉담교우 회두 운동’ 성과 그래프를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도림동본당(주임 최희수 신부)이 지난 사순 시기부터 시작한 ‘냉담교우 회두 운동’ 목표(회두율 10)를 초과 달성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점에서 본당의 이 같은 노력이 미사 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하나 된 공동체 분위기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28일)까지 본당 냉담교우 약 1000명 가운데 100명을 다시 초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8일 기준 150명을 돌파했다. 본당은 최종적으로 냉담교우 가운데 200명 정도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에 다시 돌아온 신자들을 환영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잔치도 열어 온 공동체가 기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회두 운동을 위해 본당 선교분과에 소속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2인 1조로 팀을 꾸려 매주 19개 구역에 있는 냉담교우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냉담교우 중에 주소나 전화번호가 잘못된 경우도 많은데, 여성총구역 도움을 받아 실태를 파악한 덕에 허탕 치는 경우는 적었다.
각 가정을 방문한 레지오 단원들은 주보·성경 말씀과 함께 최희수 주임 신부가 쓴 편지를 전달하며 “교회로 돌아오라”고 설득하고 있다. 가정 방문이 불발될 경우에는 휴대전화로 전화하거나 문자를 남겼다. 또 집에서의 만남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냉담교우와는 성당이나 다른 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공동체가 하나로 뭉쳐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회두 운동의 비결이 되고 있다.
모든 냉담교우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김영화(소피아) 선교분과장은 “집 문을 열어주는 냉담교우 가정은 20세대 중 1세대 정도”라며 “어떤 이유든 신앙생활 중 상처를 받았던 교우들은 냉대는 물론, ‘한 번 만 더 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불같이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길 권유하며 문을 두드리고 있다. 김 분과장은 “저희도 회두 운동에 임하면서 힘들 때도 있지만, 매주 돌아온 냉담교우들이 ‘먼저 연락해준 덕에 용기를 냈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때마다 힘이 생긴다”고 했다. 또 “이번 계기로 오랫동안 성당에 나오지 않은 지인과 딸 부부까지 꾸준히 미사에 나오게 돼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본당은 이번 회두의 노력 덕에 적게는 3년, 길게는 20년 이상 냉담한 신자들이 돌아오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최희수 주임 신부는 교우들에게 “냉담교우를 돌아오게 하는 것이 곧 오늘날 순교이자, 신앙적으로도 가장 축복받는 시간이 된다”고 독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회두한 신자들이 다시 냉담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며 “레지오 마리애 단원을 비롯한 신자들이 관심을 두고 꾸준히 돌보면서 본당 단체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최 신부는 올해 본당 사목 목표를 ‘소공동체의 친교와 냉담자들이 교회로 돌아오는 공동체’로 삼고, 미사 강론과 레지오 훈화 때마다 냉담교우 회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미사 끝에 냉담자를 위한 기도를 바칠 계획이다. 아울러 격주로 성당 대성전 앞에 회두 운동 성과를 그린 그래프를 선보이며 신자들의 참여를 더욱 당부하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