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 여운관(미카엘)과 이정자(에디나)의 혼인성사(1961년 11월 4일) 기념 상본이다. 한 쌍의 비둘기가 다정하게 앉아 있고 그 아래 결혼반지가 영원한 결속을 의미하는 듯 서로 엮인 채 놓여 있다. 뒷면에는 혼배일, 예비부부의 이름 및 세례명과 함께 감사의 인사말을 적었다.
혼인성사(혼배성사)는 가톨릭교회의 일곱 성사 가운데 하나로, 세례받은 남녀 신자가 주례 사제와 두 증인 앞에서 전례를 통하여 일생 부부로서 함께 살아갈 것을 하느님께 서약하며 맺는 성사이다. 교회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유일하고 영원히 풀 수 없는 것으로 보기에 혼인을 거룩한 종교적 행위로 본다.
교우 간 혼인으로 인한 결합은 사랑의 표지이기에 혼인성사 기념 상본은 한 쌍의 비둘기와 꽃, 결혼반지가 있는 그림이 많은 편이지만, 예비부부의 선호에 따라 성인이나 성가정 성화를 사용하기도 한다. 청첩장이나 결혼식 후의 감사카드와는 별도로 교우들이 마련하는 이 작지만 큰 의미를 담은 기념 상본은 혼인 당사자는 물론, 참석한 이들에게도 오래 기억에 남는 축복의 날에 대한 기록이 된다.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박찬정(안나) 학예연구사
※‘상본’을 소재로 한 특별기획전 ‘지향 INTENTIO’은 서울 합정동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