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는 성모님께서 동정으로 예수님을 낳으셨을 뿐만 아니라(루카 1,34 참조) 출산 이후에도 평생 동정을 지키셨다고 가르칩니다. 개신교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성모님의 동정 출산은 믿지만 평생 동정을 지킨 것은 아니고 예수님의 형제들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신교는 복음서에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다.”(마태 1,25)라는 표현과 ‘예수님의 형제들’(마르 6,3; 마태 13,55 참조)과 예수님께서 마리아의 “첫아들”(루카 2,7)이었다는 표현을 그 근거로 제시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구절들은 성모님의 평생 동정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첫째, “아들을 낳을 때까지”라는 표현이 그 뒤에 다른 자식을 낳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는 주장은 마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라고 하신 말씀이 세상이 끝나면 너희와 더 이상 함께 있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닌 것과 같습니다. 마태오 복음서의 ‘-낳을 때까지’라는 표현은 예수님께서 동정녀로부터 나시어 깨끗하고 순결하시다는 사실을 강조한 표현일 뿐입니다.
둘째, 예수님의 형제들을 언급하는 구절은 성서학적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개신교에서는 복음서에서 언급된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마태 13,55) 네 형제가 마리아의 또 다른 자식이라고 주장하지만, 가톨릭교회는 교부들과 성서학자들의 가르침을 토대로 이들이 복음서에 “다른 마리아”(마태 28,1)라고 명시된 예수님의 제자 마리아의 아들이거나, 형제라는 말을 예수님의 가까운 친척을 일컫는 말로 이해하고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500항 참조), 신약 성경에는 마리아가 예수님 외의 다른 아이들을 출산하였다는 기록이 전혀 없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 마리아를 제자 요한에게 맡기신 점 등은 당시 유다 사회의 관습상 예수님께서 외아들이라는 사실을 반증합니다.
셋째, “첫아들”(마태 1,25)이란 표현을 근거로 마치 이후에 둘째, 셋째 아들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성경은 ‘맏아들’이란 표현을 태를 먼저 열고 나온 첫아들이란 의미에서 외아들과 혼용하고 있고(탈출 13,2; 루카 2,23 참조), 신약 성경에는 그리스도를 하느님 아버지의 “맏아들”(히브 1,6)이며,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요한 1,18)이라는 표현도 나옵니다. 성경에서 “첫아들”이라는 표현은 선택된 단 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에 일부 개신교의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정교회에서는 외경인 (원)야고보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형제들이 요셉의 전 부인에서 얻은 자식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이지만, 가톨릭교회는 동정녀를 보호한 의로운 요셉을 공경하는 전통만을 간직해왔습니다.
천주교에서 성모님의 평생 동정성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모님께서 온 생애를 오롯이 하느님께만 바치셨고 오직 예수님의 어머니로만 평생 사셨으며 모든 이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이시기에 예수님 외에 다른 이에게 혈연의 어머니이실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