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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 교도관들 3년 만에 만남, 기쁨 나누고 위로 받아

서울 동부구치소 모임 ‘대건회 ’ 신앙 모임 및 피정·순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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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회는 서울 동부구치소 내 천주교 교도관 신자 모임으로, 코로나19 펜데믹 사태가 터지기 전 친목과 신앙활동을 활발히 이어왔다. 사진은 2014년 솔뫼성지 피정 당시 모습이다. 대건회 제공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니, 우리도 이렇게 다시 모였네요.”

신자 교도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신앙과 삶을 나눴다. 5월 31일 서울 동부구치소 내 교도관 신자 모임인 ‘대건회’ 회원들이 3년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이날 자리한 이들은 집단감염 위험이 컸던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교정시설 안에서의 어려움을 나누며 웃음 지었다.

대건회는 동부구치소에서 일하는 교도관들의 오랜 신앙 모임. 친목ㆍ피정ㆍ성지순례 활동 등을 통해 복음에 따라 수감자들을 교화시키고자 설립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은 수많은 수감자와 교도관들이 생활하는 전국 교정시설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고, 신앙 모임마저 중단시켰다. 대건회가 모임을 재개하면서 불철주야 근무하는 신자 교도관들에게 다시금 단비 같은 만남과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대건회 허은아(바울라) 총무는 “야근이 잦은 교도관들은 신앙이 있어도 냉담하기도 쉬운 것 같다”며 “25년 동안 교도관으로 지내보니, 교정시설 안에서라도 신앙공동체를 형성해 가톨릭 신자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진다”면서 모임을 재개한 대건회의 소중함을 전했다.

이날 모임엔 ‘새내기’도 참석했다. 주로 20년 차가 넘는 교도관들의 모임이던 대건회에 반가운 새싹처럼 영입(?)된 10년 만의 새 멤버다. 지난해 1월 교도관이 된 오유나(사비나)씨는 “첫 직장이다 보니, 교도관 본래 업무에 적응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방역까지 신경 써야 하는 등 힘든 일도 적지 않았다”며 “대건회 선배들의 격려가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도 선배 교도관들은 “야근하는 거 많이 힘들지?”라며 오씨를 줄곧 다독였다. 신앙이란 공감대를 통해 형성되는 따뜻한 풍경이다.

교도관들이라 해서 수감자들에게 꼭 호랑이 같은 존재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건회는 교도관들에겐 신앙 나눔과 상호 위로를 선사하지만, 수감자들에겐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김수정(가타리나) 교도관은 “재판 중인 수감자들은 교정시설 내에서 의지할 곳 없이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 졸이는 것이 일상”이라며 “‘기도하겠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란 한마디가 특히 신자 수감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정성훈(다니엘) 교도관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수감자 가족들을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에 연계해 지원받도록 돕는 등 대건회가 교정시설에 따스함을 전하는 가교가 되고 있다.

이날 모임에 함께한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송정섭 신부는 “밤낮 수감자 관리에 매달리느라 교정시설 안에서 교도관들의 업무적, 심리적 어려움이 많다”며 “교도관들이 행복해야 수용자들도 교정시설에서 잘 지낼 수 있기에, 교도관들과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자 교도관들이 기도와 실질적 도움이 필요한 수감자들을 교회에 연계해주는 마중물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수감자의 교화를 이끄는 교정시설의 평신도로서 늘 노력하고 있음에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건회 회장 김양휴(요한) 교도관은 “직장 내에서 신앙 모임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대건회가 서로의 신앙과 마음을 위한 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며 “더 많은 신자 교도관들이 언제든 대건회를 찾도록 더 활발히 모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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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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