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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도움의 손길 내어준 한국 교회에 감동” 카메룬의 유팡 주교

바피아교구장 유팡 주교, 교구에 농업기술 학교 건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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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전부 거절당했죠.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한국 교회만이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줬어요.”

7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만난 카메룬 바피아교구장 에마뉘엘 다시 유팡 주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해외 어린이 교육 후원단체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이사장 김영욱 신부)의 지원을 받아 교구에 농업기술학교를 짓고 있다. 김영욱 신부가 주임으로 있는 인천교구 중3동본당 신자들도 나눔에 동참했다. 본당은 자매결연처럼 꾸준히 바피아교구를 후원할 계획이다.

사랑을 나눠준 한국 교회 방문차 방한한 유팡 주교는 “사랑과 무상성을 발휘해준 한국 교회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6월 공사에 들어간 농업기술학교는 10월 완공 예정이다. 최대 700명까지 학생을 받을 수 있는 규모로, 이미 100명이 입학을 앞둔 상태다. 한국 신자들의 사랑이 카메룬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학교 건립은 유팡 주교가 3년 전 교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결심한 사목 목표였다. 교회와 나라의 주축이 될 교구 청년들이 가난으로 학교 문턱조차 못 밟는 일이 부지기수여서다. 배움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장래는 밝지 않았다. 돈 벌러 대도시로 떠나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해외로 나가려고 사하라 사막을 넘고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바피아교구는 카메룬에서도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유팡 주교가 직접 나서서 사방팔방으로 도움을 구했고, 그러던 중 카메룬에서 선교하던 도움이신 마리아 수녀회 김지연 수녀를 통해 올마이키즈와 인연이 닿았다. 청년들이 교육으로 꿈과 기술을 키워야 한다는 유팡 주교의 신념은 그렇게 실현되고 있다.

유팡 주교는 “한국인들은 이해가 빨라 긴 설명이 필요 없고, 일을 빠르게 척척 진척하는 모습이 참으로 놀라웠다”고 했다. 동시에 한국 평신도들의 저력에도 감탄했다. 유팡 주교는 “선교사 없이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이고, 가혹한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순교한 모습에 감동했다”며 카메룬 교회에도 성인이 나오길 희망했다.

현재 카메룬 교회에는 성인과 복자는 없지만,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가경자 한 명이 있다. 카메룬인 첫 사제 시몬 음페케(1906~1975) 신부로, 험지인 국토 최북단에서 키르디족(이교도라는 뜻)과 동고동락하며 복음화에 힘쓴 인물이다.

카메룬 교회는 역사는 짧지만 역동적이다. 한국보다 100년 늦은 1890년 가톨릭이 전래됐지만, 현재 무려 인구 40가 가톨릭 신자일 정도로 교세가 커졌다. 50년 앞서 선교를 시작한 개신교보다 2배 더 많다. 카메룬 교회는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힘입어 유아와 청소년 신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유팡 주교는 “본당 신부들이 변변한 사제관도 없이 살고, 각자 10개가 넘는 공소를 돌보느라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20㎞씩 달릴 정도”라며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젊은’ 카메룬 교회에 더 많은 도움을 달라”고 한국 교회에 청했다.

유팡 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초청으로 4일부터 성당과 성지 등을 두루 방문했고, 10일에는 과거 로마에서 신임 주교 연수를 함께 받은 서울대교구 구요비 보좌 주교와도 만나 환담한 뒤 12일 출국했다.

방한을 추진한 올마이키즈 이사장 김영욱 신부는 “이번을 계기로 국내 모든 본당이 해외의 어려운 교구·본당과 결연해 서로 돕고 나누며 하느님 사랑을 국경 너머에도 전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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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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