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박현동 아빠스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를 위해 일본 주교회의와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아빠스는 12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오는 10월 방일해 일본 주교회의 담당자들과 함께 후쿠이현을 비롯한 핵발전소 밀집 지역을 찾을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일 주교회의가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진행하는 ‘한일탈핵순례’ 일환으로, 올해는 한국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일본을 방문할 차례다. 이 시기, 박 아빠스를 비롯한 한국 교회는 일본 교회와 함께 현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반대를 위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박 아빠스는 “일본 교회와 공동보조를 취할 생각”이라며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에는 여러 신부와 수도자ㆍ평신도 그리고 환경단체가 소속돼 있다. 이들과 함께 여러 환경ㆍ생태 쟁점에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아빠스는 지난해 일본 가톨릭 정의와 평화 협의회 담당 주교이자, 센다이교구장인 에드거 가쿠탄 주교와 함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항의하는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한 바 있다.
한국 정부, 반대 의사 밝혀야
박 아빠스는 한국 정부에도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하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현재 주변국이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수산업 종사자 등 많은 이들의 반대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치인들이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 대변인처럼 계속 안전하다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아빠스는 “오염수를 지상에 설치한 대용량 저수탱크나 콘크리트 형태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며 “바다에 방류하는 건 핵 문제를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다에 버리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도 전했다.
박 아빠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에 대해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위 있는 국제기구의 전문적인 분석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결국 보고서 첫 장에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담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 우리 삶을 위협
박 아빠스는 또 “아무리 물로 희석한다고 해도 100년 동안 바다로 흘려보낸 오염수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어떤 재앙으로 인류에게 되돌아올지 걱정이 앞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리는 인류 활동으로 인한 플라스틱의 폐해가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으며, 핵발전소에서 생겨난 방사성 물질은 그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오랜 시간 인류에게 영향을 끼치고, 우리 삶을 위협할 것”이라며 “정말 우려스럽다”고 거듭 밝혔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