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C 가톨릭메디컬엔젤스가 돕기로 하고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철 교수(왼쪽), 소아청소년과 이재영 교수, 카자흐스탄 환아 아미나 베케쉬 양과 보호자.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이 최근 2살 여아의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카자흐스탄 국적의 2살배기 여아 아미나 베케쉬(Amina Bekesh)는 태어날 때부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 울면 입술이 파랗게 변해 부모의 애를 태웠다. 아미나가 앓던 병은 엡스타인 기형(Ebstein’s anomaly)으로 태아기 심장 발생 과정에서 삼첨판막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생기는 선천성 심장병이었다.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칠 경우, 우심실 기능 부전 및 부정맥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병이다. 아미나의 부모는 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다녔지만 현지에서는 치료가 어려웠고, 의료기술이 좋은 나라로 가서 수술을 받으려 해도 돈이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사회공헌 전담기구 가톨릭메디컬엔젤스가 아미나를 돕기로 결정하고 아미나와 엄마 디나라 무카노바(Dinara Mukanova, 36)씨를 초청했다. 엄마와 함께 온 아미나는 7월 초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이재영 교수와 심장혈관 흉부외과 이철 교수가 아미나를 진단한 결과 심한 삼첨판막 역류로 우심실이 비대해졌고 심실 기능도 약간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 심장 수술은 현대의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위험하며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심장혈관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실, 심폐기팀, 전문 간호사, 중환자실, 일반 병실 등 다양한 분야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한 명의 심장병 환아를 살리는 소아 심장 수술은 병원의 역량을 잘 보여준다.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1000례 이상 집도한 소아 심장 수술의 권위자인 이철 교수가 수술을 맡았다.
7월 11일 장장 6시간에 걸친 수술이 진행됐다. 주임 이 교수는 비정상적인 삼첨판막을 정상적인 모양과 유사하게 만들어 혈액의 역류를 방지하는 판막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비대해진 우심방 및 우심실 크기를 줄여주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미나는 7월 26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 엄마 무카노바씨는 “교수님, 모든 의료진분들, 행정부서 직원들, 서울성모병원에 저희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 아미나는 현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점검받게 된다.
이철 교수는 “판막 수술이 성공적이어서 수술 후 우심실의 크기가 정상 범위로 회복되고 심실 기능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먼 곳에 와서 힘든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낸 아이가 기특하고 외과의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가톨릭 생명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우들을 위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자선활동을 펼치며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특히 몽골, 카자흐스탄 등 해외에서 심장 수술이 시급한 소아를 위한 나눔의료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3명의 환아를 초청해 심장질환을 치료했고 하반기에도 심장 수술이 시급한 환아를 초청해 치료할 계획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