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혜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의료진이 뇌사 공여자 로봇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와 함께 퇴원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로봇수술을 이용해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 7월 만성 신장질환으로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 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했다.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2014년부터 혈액투석을 받은 수혜자는 9년의 기다림 끝에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환자는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해 수술 12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5시간에 걸쳐 이뤄진 수술에서 이식팀은 약 6㎝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신장을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수술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개복수술을 통한 신장이식의 경우 절개창이 약 20㎝에 달해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더디게 진행된다. 하지만 로봇 신장이식은 최소 절개로 환자의 통증과 흉터, 수술 합병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국내 전체 신장이식 중에서 약 40 정도가 뇌사자 공여 장기로 이뤄지고 있다.
로봇 신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뇌사 공여자와 수혜자의 혈관 상태에 따라 국내 의료 환경에서도 뇌사자 공여 로봇 신장이식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말기신장병 환자들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로봇 이식 수술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 최승혜 병원장은 “이번 뇌사자 공여 로봇 신장이식을 통해 은평성모병원은 수준 높은 이식 술기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향후 생체 공여자와 수혜자 및 뇌사 공여자를 아우르는 로봇 이식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