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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의 성화상 공경, 흠숭과 달라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21) 우상 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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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지키는 베드로 사도의 성상. OSV

우상 숭배란 하느님이 아닌 것을 신격화하는 것입니다. 잡신이나 마귀, 권력, 쾌락, 조상, 국가, 재물 등 인간이 하느님 대신 다른 것을 숭배하고 공경하면 우상 숭배입니다. 하느님께서 유일한 주님이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곧 우상 숭배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개신교에서 천주교의 성화상 공경을 우상 숭배로 비난하지만, 천주교는 성모님을 신(神)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분께서 구세주를 낳으신 “주님의 어머니”(루카 1,43)이시기에 공경할 뿐입니다. 천주교는 초기 세계 공의회들에서 결정된 삼위일체 교리와 신앙 고백문을 바탕으로 그리스도교의 공동 유산인 삼위일체이신 한 분 하느님만을 믿습니다. 마리아 공경은 4세기경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아리우스 이단을 단죄하고 그분의 신성을 강조하고자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테오토코스)로 선포하면서 공식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성화상은 다음과 같은 신학적 근거를 가집니다. 구약 시대부터 하느님께서는 강생하신 ‘말씀’으로 성취된 구원을 상징적으로 가리키는 형상을 만들도록 명령하시거나 허용하셨습니다. 구리 뱀, 계약 궤와 커룹 등이 그러한 것입니다(탈출 25,10-22 참조). 787년 니케아에서 열린 제7차 공의회는 모든 성인의 성화상 공경을 승인하였습니다. 성화상을 공경하는 사람은 누구나 성화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성화상이 가리키는 대상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성화상 공경은 우상을 금지하는 첫째 계명에 어긋나는 것이 아닙니다. 성화 상에 표하는 공경은 존경을 표하는 공경이지, 하느님께만 드려야 하는 흠숭을 성화 상에 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화상은 다만 신자들의 영적 삶에 시청각적인 효과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성화상은 그 형상이 있는 곳에 그 공경의 대상이 계신다는 생각을 일깨워 주고 이들을 바라봄으로써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성인 또는 성모님의 지극한 신앙과 순명의 정신을 우리가 되새기고 본받아 삶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입니다.

그러나 우상 숭배는 특정 사물이나 상징 그 자체에서 영험한 힘이 나온다고 믿으면서 그 자체를 숭배합니다. 흔히 ‘부적’(符籍)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천주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성화 상은 성인의 통공(通功)과 연관됩니다. 통공이란 교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공로를 서로 나누고 공유함을 뜻합니다. 지상의 순례자로 있는 사람, 죄의 용서와 정화가 필요한 죽은 이. 하늘에 있는 복된 이가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결합되어 오직 하나의 교회를 이루면서 자신의 선행과 공로를 나누고, 기도 안에서 영적 도움을 주고받음을 말합니다. 천주교는 이를 신앙 고백문에서는 “모든 성인의 통공”이라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천주교에서 성인의 성화상을 공경하는 이유는. 성화상들이 성인들이 보여 준 신앙의 모범을 따르도록 도와주고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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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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