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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와 다른 성공회·정교회 전례

[그리스도인 일치의 여정] (23) 성공회와 정교회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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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과 우크라이나 정교회 스뱌토슬라브 셰브추크 대주교가 희망의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성공회의 ‘감사 성찬례’와 정교회의 ‘성찬 예배’는 천주교의 미사와 다른가요?



천주교와는 갈라졌지만 개신교와는 달리 사도전승을 간직하면서도 교도권의 일치를 이루지 못한 정교회나 교황의 수위권에 반대하여 갈라져 나간 성공회의 전례는 천주교의 예식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성공회의 경우 다른 개신교단과는 달리 전례가 천주교의 미사 형태와 거의 같고 과거에는 ‘미사’라고 불렀지만 2004년부터는 ‘감사 성찬례’라고 부릅니다. 예절의 순서는 ‘성공회 기도서’에 따라 입당 예식, 말씀 전례, 성찬 전례, 파송 예식 순서로 구분되며, 말씀 전례 때마다 교회력에 맞추어 배열한 성서정과(전례력)에 따라 제1독서(구약성서), 제2독서(서신서), 시편, 복음서로 나누어서 읽는다는 점에서도 동일합니다. 성서 봉독이나 설교는 사제와 주교의 허락을 얻어 평신도가 맡을 수도 있습니다.

성공회가 거행하는 성찬례의 형태와 방식은 천주교와 유사하지만, 축성 기도 후 제병 안에 그리스도가 참되게 현존한다는 것(실체 변화)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공회는 이러한 성만찬 정신에 따라 신자가 아니더라도 세례를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영성체를 허락합니다. 또한 천주교는 특별한 경우에만 성체와 성혈을 함께 받는 양형 영성체를 하지만 성공회는 양형 영성체를 기본으로 합니다.

정교회의 경우 동방 전례의 전통을 간직하고 있기에 화려한 이콘으로 가득 찬 성당에서 초와 향으로 하느님의 거룩함을 전례 안에서 표현합니다. 성찬 예배는 그리스의 전통에 따라 단성 음악 형식의 기도문으로 장엄하게 진행됩니다. 사제는 제사장으로서 화려한 제의를 입고 성찬례를 거행하며, 사제만이 성체를 축성합니다. 성찬례를 거행하는 제단은 신자석과 구분되어있으며, 신자들은 제단을 향하여 무릎을 꿇거나 서서 사제의 성찬에 마음을 모아 기도합니다.

정교회의 성찬 예배는 봉헌 의식(준비 의식)과 말씀 전례(예비 신자 전례)와 성찬 전례(신자 전례)로 나뉩니다. 봉헌 의식은 하느님께 감사의 뜻으로 예물을 봉헌하는 전례이며, 말씀 전례는 사제가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복음서 봉독과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설교로 구분됩니다. 성찬 예배에서는 누룩이 든 빵을 사용하고, 축성된 빵과 포도주 안에 그리스도의 참된 현존을 고백합니다.

영성체는 정교회 신자에게만 허락하며 축성된 빵을 포도주에 담가 작은 숟가락으로 직접 영해 준다는 점이 다릅니다. 정교회는 제사장으로서 사제의 역할을 강조하기에 천주교와 성공회와는 달리 평신도가 성경 봉독을 맡을 수 없고, 본래 신자석에는 별도의 의자를 놓지 않고 경건함을 표현하기 위하여 서서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전통입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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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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